[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장재숙 동국대 교수
[귀로 배우는 연애] ‘이상형’과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까?
미술계의 여성 혁명가, 멕시코 출신의 화가 프리다 칼로!
조선의 독립운동을 후원한 일본인 여성 혁명가, 가네코 후미코!
그리고, 적막을 깨는 대화의 기술! 웃는 연습으로 셀프 성형하기!
357데이트!! 등으로 YTN라디오에 연애혁명을 일으킨,
서울시 출생 연애 혁명가!! 동국대 장재숙 교수와 함께 합니다.
<귀로 배우는 연애>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이번 주도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장재숙 동국대 교수 : 네, 안녕하세요.
조현지 : 교수님 지난주에, 이런 문자가 하나 왔어요.
청취자 문자>>>
어제 오랜만에 휴무라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 행복한 시간 속에 남친이 빠져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저와 남친은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터라
늘 죽을 만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나면,
한 달에 딱 한 번 돌아오는 휴무일이 그렇게 소중할 수 없는데요.
그 날 만큼은 친구도 만나고,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 책도 구입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너무 많은데…….
이 모든 사실을 누구 보다 잘 알고 공감해줄 남친이,
자기랑 같이 보내지 않아 삐져버리니까 너무 서운하고 답답하네요.
남친은 출근해서 병원에서 보면 되는 거 아닌가요?
하루 종일 삐져있는 남친을 풀어줄 방법 없을까요?
저는 대학 졸업하고 쭉 일만 하며 지내서 남친 말곤 남자를 안 사겨봤거든요.
남자의 마음을 잘 모르겠네요……. 사랑 참 어렵네요…….
장재숙 : 정말 장문의 글을 보내주셨는데 듣고 보니까 사랑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남자친구 입장은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휴무를 자신과 보내지 않아 섭섭했을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을 이해한다고 말해주고 남자친구에게 널 너무 사랑하지만 쉬는 날에는 재충전시간을 갖고 다시 너와 함께할 시간을 준비하는 게 우리에게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조현지 : 왜 이런 분들은, ‘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이상형일 것 같아요.
장재숙 : 그래서 오늘 같이 이야기해 볼 주제는 바로 ‘이상형’입니다.
조현지 : 왠지 청취자 여러분들도 오늘 방송을 듣고, 오래 전 나의 이상형을 잠시나마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저도 어릴 때 친구들과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혹시, 교수님도 어릴 때 ‘이상형’이 있으셨나요?
장재숙 : 그럼요. 저는 드라마가 바뀔 때마다 이상형이 계속해서 바뀌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이상형이 누구였나요?
조현지 : 저는 긍정적이고 운동 잘하고 밥 잘 먹는 사람이 이상형이에요.
장재숙 : 그렇군요. 그런데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니까.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이다! 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실 거예요.
조현지 :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오히려 이상형이 없어서 고민이라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장재숙 : 저도 그런 분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상형이 있다고 해서 꼭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아니잖아요?!그런 것처럼 이상형이 없다고 해서 아무도 못 만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이상형이 있으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조건에 맞는 사람만 찾기 때문에 만남이 더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런 사람이 아니면 아예 만날 생각을 안 하니까! 그런데 반대로 이상형이 없으면, 누구든 만날 수 있거든요. 오히려 만날 수 있는 상대가 더 많아져서 좋다고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조현지 : 듣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제 주변에도 이상형과 거리가 먼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하는 친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장재숙 : 그럼요. 그래서 이상형은 그저 이상형일 뿐 인거죠. 제가 아는 분은 원래 이상형이 얼굴에 점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었대요. 근데 지금 배우자가 코 옆에 큰 점이 있다는 거예요. 놀랍게도 배우자에게 첫 눈에 반한 계기가 그 점 때문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만났을 때 그 점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말씀하시던데. 인연이 되는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꽂혀서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더라고요.
조현지 : 이상형이라는 게 꼭 젊은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나이 드신 분들도, 그리고 결혼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도 여전히 가슴 속에는 이상형을 품고 살지 않을까요?
장재숙 : 그럼요. 이상형은 나이와 상관없이 늘 존재하죠. 어릴 적 이상형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품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도 많습니다. 흔히 결혼생활 하면서 ‘이런 남편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아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내심 배우자에게 어떤 모습을 바랄 때 있잖아요. 그게 바로, 지금도 ‘배우자로서의 이상형’을 갖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어요. ‘난 당신이 이런 남편이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면 그 남편은 뭐라고 생각할까요? ‘난 당신이 이런 아내였으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겠죠. 늘 내가 바라는 만큼 상대도 나에게 바라는 게 있다는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내 마음 속에 배우자에 대한 바람이 생길 때 역으로, ‘나는 그런 배우자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죠. 예로, 남편에게 ‘나를 칭찬해주고, 인정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순간, 나는 남편에게 ‘칭찬해주고, 인정해주는 아내였나.’ 라고 되돌아보는 거죠. 그 과정이 반복되잖아요? 그럼 두 사람 모두 배우자로서 꿈꾸는 이상형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조현지 : 그거 아주 좋은 방법인데요. 흔히 상대에게 바라고 요구하는 건 많아도 그만큼 나 자신을 돌아보는 건 쉽지 않잖아요. 이상형의 모습은 연령대에 따라서도 조금씩 차이를 보일 것 같은데, 어떤가요?
장재숙 : 아무래도 연령에 따라 이상형의 모습도 달라지기 쉽죠. 2,30대에는 스타일 멋지고, 달콤한 말도 많이 해주고, 나만을 위해주는 사람이 이상형이기 쉽지만, 4,50대에는 스타일이나 달콤한 말은 덜 해도 일단, 돈 좀 많이 벌어왔으면 좋겠고, 자녀와 잘 놀아주고 말도 잘 통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기도 하죠. 2, 30대에는 내 애인으로서만 이상형을 체크했다면, 4, 50대에는 배우자로서의 이상형에 추가로 부모로서의 이상형까지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조현지 : 그렇군요. 근데 이상형을 만나서 결혼하면 그만큼 더 행복하겠죠? 그토록 꿈에 그리던 사람을 만나 결혼한 거니까 당연히 누구보다 오랫동안 만족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장재숙 : 흔히 ‘결혼만족도’라고 표현하죠. 꿈에 그리던 이상형과 결혼했다면, 만족도가 정말 높을 것 같은데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아무리 완벽한 이상형과 결혼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황에 익숙해지면? 만족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해요. 왜? 그 상황이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그 상황만으로는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거죠. 즉, 그 때부터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결혼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상형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데요.
조현지 : 그게 뭔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장재숙 : 늘 똑같은 결혼생활이지만, 조금씩 새로움을 더하는 겁니다. 나이 들수록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은 늘어나는데 함께 하는 생활은 거의 비슷하잖아요. 예를 들면 늘 하던 산책이나 등산 대신 한강에서 2인용 자전거도 타 보고, 요즘은 대학 도서관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는 곳도 많거든요. 도서관에 가서 함께 책도 볼 수 있죠. 늘 가던 식당 대신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죠. 무엇보다 필요한 건, 매일 한 가지씩!! 새로운 장점을 발견해서 알려주는 겁니다.
조현지 : 매일 한가지씩이요? 그게 가능할까요?
장재숙 : 가능합니다. 연습하면 어렵지 않은데요. 식당에서 식사할 때 옆 테이블에 있는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하는 모습이 좋군’ 운전하시는 분들은‘저 승객은 말투가 친절해서 좋네’ 라고 생각하는 거죠. 여러분 시선 앞에 보이는 사람이 누구라도 좋아요. 좋은 점을 한 가지씩 캐치하다 보면, 배우자의 좋은 점? 매일 한 가지씩 충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혼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 결국 특별한 게 아니죠?!
조현지 : 방금 이런 문자가 하나왔어요!
청취자 문자>>>
“‘부부가 닮으면 잘 산다’는 말이 있던데.
우리 부부는 정말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장재숙 : 정말 그런 말이 있죠. ‘사이가 좋은 부부는 점점 닮아간다’ ‘서로 닮은 부부는 잘 산다더라’ 그런데 여기서 닮았다는 건, 단순히 얼굴이 비슷하게 생겼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외적인 모습보다는 성격이나 가치관, 생활습관 같은 것들이 비슷하다는 걸 의미하죠. 아무래도 비슷한 부분이 많으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쉽고, 무엇보다 잘 통한다고 느끼게 되니까 행복한 부부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겠죠. 문자주신 분도 실망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지금부터라도 서로 다른 점에 집중하지 마시고, 어떤 부분이 비슷한 지 한 가지씩 메모해보세요~! 예를 들어서 TV 보면서 부부가 동시에 웃을 때 있잖아요. 그럴 땐, ‘아~우리가 웃음코드가 비슷하구나!’ 하고 기억하는 거죠~! 그럴 땐 개그 프로그램도 찾아보면서 그만큼 더 웃을 일도 많아지니까,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겠죠.
조현지 : 그렇군요. 지금까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