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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극단 선택·부모 앞 분신...가정의 달 이어지는 비극

2019.05.07 오후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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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안타까운 가족들의 사연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경기도 시흥의 주차된 한 차량 안에서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살과 4살 아이를 포함한 4인 가족이었는데요. 경찰은 차량에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주물공장에 다녔다고 하는데 한 달 전부터 관둬서 무직상태가 된 것 같아요. (빚이) 7천여만 원 됐던 것 같아요.]

가장인 34살 A 씨는 결혼 전부터 빚에 시달려왔고,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은 뒤 개인 회생 절차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생활고를 비관해, 해서는 안 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는 이런 종류의 '극단적 선택'은 부모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호선 / 심리상담 전문가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다른 서방이나 중국에서도 잘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굳이 한국에서, 우리나라에서 크게 부각될 뿐만 아니라 자주 일어나는가? 제가 볼 때 이거는 부모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전능감 때문이거든요. 전능감이라고 하는 건 아이들의 미래까지 담보하는 게 아니거든요.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는 건가요?) 부모는 뭐든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아이들의 생명에, 미래까지도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완전히 오산입니다.]

아이까지 포함하는 이런 '극단적인 선택'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것은 명백한 폭력이며 살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짚어봐야 할 문제는 이들을 보호하는 우리 사회 안전망이 너무 헐거웠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빈틈이 없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시흥 일가족이 숨진 사건 외에도 어제는 부모님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어제 낮 12시 쯤 서울 묵동에 있는 다세대주택 1층에서 35살 이 모 씨가 자는 데 시끄럽게 한다며 부모와 다투고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어 불을 붙였습니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불을 껐지만, 이 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씨를 말리던 어머니는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위독한 상태이며, 아버지도 팔 등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의 아버지는 딸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합격하지 못했고, 시인 등단에도 실패하는 등 취업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는 분신한 여성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이웃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며칠 전에 그 근처를 지나가는데 이 여성이 집 창문을 열고 주민들한테 조용히 좀 해달라 하고 시끄럽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하거든요. 이런 것들은 사실은 실제로 물리적으로 무슨 소음이 있어서라기보다 결국에는 본인이 소음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일종의 굉장히 급성 양성증상, 환청이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서 지금 이 여성이 장기간 동안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렇다면 아마 사회적인 위축이 이미 시작이 됐고 환청이 따라오면서 아마도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되는 상황에서….]


만약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조기에 발견해 대처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정신적인 원인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가족과 불화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혹시 가족 중에 갑자기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감추기보다 먼저 전문가의 상담이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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