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짜 사연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사건이 벌어졌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회원 A 씨는 지난달 자신이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이며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는 아내와 두 아이를 키운다는 사연을 올렸다. A 씨는 일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 곧 월세 미납으로 집에서도 쫓겨날 위기라는 글을 올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A 씨는 보배드림에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회원을 만났으나 정작 그가 자신을 조롱하고 헤어진 뒤 집에 쓰레기가 담긴 택배를 보냈다고 전해 회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은 '쓰레기 택배' 사건으로 불렸고 A 씨를 안타깝게 여긴 회원들이 A 씨에게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후원금이 모이자 한 회원이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라는 증거로 약봉지나 진단서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A 씨는 응답하지 않았고, 쓰레기 택배 글 역시 조작 의혹이 일었다.
현행법상 1천만 원 이상의 기부 금품을 모집하려면 사용계획서를 작성하고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하는데 A 씨의 신원이 확실하지 않고 사연마저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오자 운영진이 나서서 후원을 중단하라고 공지를 띄웠다.
운영자는 "쓰레기 택배를 A씨에게 보내고 가족을 조롱했다는 글을 작성한 계정과 생활고를 겪는 A 씨 사연을 올린 접속 IP가 일치했다"면서 쓰레기 택배 글도 A 씨의 자작 글이라고 알렸다.
A 씨는 결국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면서 "집사람이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월세를 못 내 쫓겨날 위기인 것도 사실"이라면서 "관심을 가져달라는 심정에 쓰레기 택배 글을 각색해서 올렸다"고 고백했다.
A 씨는 지금까지 받은 후원금 3800만 원가량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운영자는 5일 공지를 내고 "단체 소송을 통해 이런 소액 사기, 후원금 사기도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첫 선례를 만들겠다"면서 피해를 당한 회원들과 함께 A씨를 법적 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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