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文 대통령 당선도 기억 못 해"...알츠하이머 악용 가능성은?

건강 문제 ’재판 불출석’ 전두환, 골프장서 포착
알츠하이머 주장…5·18 관련 질문에 명확히 답변
전두환 측 "알츠하이머, 신체보다 인지기능 영향"
"기억력 매번 달라…골프장 상황 기억 못 할 것"

오늘 오후 2시, 전두환 씨의 5·18 사자 명예훼손 관련 재판이 있습니다.

전 씨 측에 확인 결과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프다는 피고인을 억지로 법정에 세울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정말 재판에 참여할 수 없는 수준이냐는 건데요.

최근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과 추징금 관련 질문에도 어쨌든 분명한 의사를 담아 대답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두환 /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피고인 :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왜 모르세요. 직접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어? 내가 발포 명령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너 군대 갔다 왔냐? (1,000억 원 넘는 추징금과 고액세금 언제 내실 겁니까?) 네가 좀 내주라.]

전두환 측 대변인 역할을 하는 민정기 전 비서관에게 관련한 입장을 물어봤는데요.

알츠하이머는 신체 기능보다는 인지기능에 영향을 준다, 즉 몸이 아파서 못 나가는 게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져서 나가지 않는다는 설명이 돌아왔습니다.

골프장에서는 어떻게 또렷하게 답을 했느냐는 궁금증이 들었는데, 기억이 날 때도 또 나지 않을 때도 있고, 아마 저 상황도 기억을 못할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민정기 / 前 청와대 비서관 : 요즘 시국 이야기하다가 '요즘 대통령이 누구냐?' 그러기도 하고 그래요. '문재인 대통령 아니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당하고 나서 그렇게 됐다'고 하면 그 순간은 알아들으세요. (그러다) 다른 얘기 하면 싹 기억을 못 하신다고…. 신체적으로는 건강하시고 기력이 좋으시고 그래요.]

물론 전문의들도 알츠하이머가 신체보다는 인지 능력에 영향을 주는 건 대체적으로 인정합니다.

또 알츠하이머 진단서를 가져오면 답변의 신뢰성을 100% 담보할 수 없는 재판부는 불출석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전 씨의 발언을 일부러 그러는지, 진짜 기억이 안 나는 건지 현재로는 구분할 방법은 없다는 겁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는 사람마다 병의 진행 정도도 천차만별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골프장 영상을 직접 찍은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역시 캐디들의 말을 빌려 의구심을 나타냅니다.

[임한솔 / 정의당 부대표(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본인들도 가끔 타수를 까먹거나 계산을 실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 씨는 본인 타수를 절대로 까먹거나 계산을 헷갈리는 법이 없답니다. 아주 또렷이 계산을 하는 걸 보면서 골프장 캐디들도 이 사람이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다들 확신하고 있더라고요.]

전 씨 측이 워낙 최근 언론보도에 억울함을 나타내다 보니까 그러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진단서나 뇌 CT 검사 자료 등을 공개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이미 재판부가 진단서를 바탕으로 불출석을 허가했고, 또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선을 그었습니다.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했다는 사자 명예훼손 재판 1심 선고는 내년 1월쯤 나올 예정입니다.

골프 동영상 공개 뒤 비판 여론을 고려해 검찰이 전 씨의 출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지만, 법원이 불출석 허가서를 취소하지 않으면 전 씨는 최종 선고 공판에만 출석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