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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해보니 시리즈 2020-03-21 08:00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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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가 기획한 '반나절' 시리즈는 우리 삶을 둘러싼 공간에서 반나절을 머물며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기획 기사입니다. 반나절 시리즈 17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멈춰버린 요즘, 답답한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밀폐된 공간인 실내 대신 실외인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을 관찰해봤습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째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국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잃었다. 주말 평범한 일상이었던 영화 관람, 카페 가기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휴식 활동은 물론 개학 연기, 사이버 강의, 재택근무 등이 시행되면서 집 밖에서의 활동은 눈에 띄게 줄었다.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사진 = 국내 첫 확진자 관련 질병관리본부 브리핑 / YTN 뉴스 화면 캡처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두 자릿수대로 줄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출 자체 등을 촉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지만, 갑갑한 일상이 반복되자 실내를 벗어나 활동 반경이 넓은 산책, 운동 등 야외 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

지난 3월 8일 일요일, 14일 토요일 이틀간 양화·망원 한강공원을 찾아 코로나19로 갑갑해진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을 관찰했다.


■ 따뜻한 햇볕 아래 마스크·선글라스로 무장한 사람들

지난 8일 일요일은 코로나19가 무색하게 무려 서울 낮 기온 17도로 만연한 봄 날씨를 뽐냈다. 재킷 하나 걸치지 않아도 따뜻한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한강으로 나섰다. 가벼운 옷차림이었지만 모두 마스크는 잊지 않은 채 한강을 걸었다. 익숙하지만 낯선 모습이었다.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전이었던 이날은 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검정 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만큼 많았다. 보건용 마스크 부족 문제를 현실에서 마주한 순간이었다.

빠른 경보 걸음으로 한강을 걷던 한 가족은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이 가족에게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유를 묻자 "날씨가 좋아 햇볕이 따갑기도 하고, 각막을 통해서 감염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예방 차원에서 착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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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붐비는 한강 내 주차장...가족 단위의 사람들

14일 토요일 양화 한강공원 주차장은 비교적 여유로웠지만, 8일 일요일은 주차를 하러 들어가기도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주차장 내부로 들어와서도 자리가 없어 주차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자차를 운전해 한강을 찾은 한 남성은 '코로나19 때문에 자차를 이용해서 한강에 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중교통보다는 안전할 것 같아서 자차를 이용했다"라며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자차를 이용한 것도 있었는데, 다 같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데만 30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특히 한강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등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았다. 마포한강공원 놀이터 또한 아이들로 가득했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교가 미뤄진 아이들이 주말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잠시 산책을 나온 듯했다. 하지만 뛰어노는 아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유모차의 덮개 또한 굳게 닫혀있었다. 갑갑함에 야외로 나왔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 돗자리도 사람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돗자리의 '거리두기' 모습도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기 위해 땅이 평평한 곳, 나무가 우거져 그늘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유독 평평한 쪽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앉아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살짝 경사가 진 곳에도, 여러 돗자리가 깔려 있었다. 대신 각 돗자리마다 거리가 매우 멀었다. 되도록 다른 돗자리가 깔려 있으면 그 주변에 깔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캠핑 의자나 돗자리에 앉아서도 무언가를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산책길을 거닐던 사람들도 주변 사람들과 최대한 거리를 둔 채 걷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길이 좁아 어쩔 수 없이 사람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을 경우, 잠시 기다렸다가 길을 지나기도 했다.

■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던 한강 내 편의점

넓은 한강에서도 유일하게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곳이 있었다. 바로 한강 내 편의점. 편의점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랴, 계산하랴 긴 줄로 내부를 꽉 채웠다. 계산하는 줄이 너무 길어 물건을 고르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다.

더불어 한강 편의점 봉지 라면 매대는 텅텅 비어있었다. 매운맛이 덜한 라면들만 간간히 남아 있었고, 대부분 봉지 라면은 재고가 없었다. 순한 맛 라면들까지도 곧 품절이 임박한 상태였다. 편의점 내에서만큼은 거리두기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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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라면 끓이는 기계 앞 사람들

약국 앞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는 줄 보다 더 좁은 간격으로 촘촘히 서 있는 편의점 내 계산 하는 줄은 감염 위험이 커 보였지만, 대부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일부 사람들은 마스크를 반쯤 내린 채 멀리 있는 친구에게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가져와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편의점 뒤쪽에 위치한 라면 기계 근처도 마찬가지였다.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들이 라면과 수프를 뜯은 채 촘촘히 줄을 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이곳 역시 거리두기는 불가능했다.

양화 한강공원 관계자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확실히 공원을 찾는 분들이 늘었다"라며 "계절도 계절이지만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가야 하는 시기인데, 학교에 못 가다 보니까 공원에 나오는 가족 단위의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9~12일 하루 평균 대중교통 이용객은 지하철 374만8천 명, 버스 386만7천 명이었고 자동차 통행량은 582만8천대를 기록했다.

이는 한 주 전 평일인 2~6일 기록된 지하철 366만6천 명, 버스 381만4천 명, 자동차 581만9천대보다 늘어난 수치다. 크게 늘어난 수치는 아니지만, 일부에서는 경각심 수위가 낮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실내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적절한 야외 활동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야외 활동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우울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에 가벼운 운동과 음악듣기 등 다양한 활동이 도움이 된다는 것.

[반나절] '사회적 거리두기' 속 나들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
▲사진 = 2019년 여의도 벚꽃축제 / YTN 뉴스 화면 캡처

코로나19 확산 속에 국내 대표적 봄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사상 최초로 취소되는 등 봄축제나 봄맞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4월 초 예정이던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도 전면 취소됐다. 축제는 취소 되었지만, 봄꽃을 보기 위해 도심 공원이나 강변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자체와 방역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감소에도 구로 콜센터, 대구 요양병원 등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방역당국은 국민들에게 이번 주말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며 재차 당부했다. 불가피하게 산책이나 야외 운동 등의 활동을 해야한다면 소규모로 개인위생 수칙을 확실하게 지키며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첫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벌써 두 달이 넘었다. 빠른 시일 내에 마스크 없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모두 시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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