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이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을 전시하며 강제노역을 부정하는 증언 내용을 버젓이 전시했습니다.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했을 때와는 완전히 뒤바뀐 태도인데, 우리 정부는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사토 쿠니 / 유네스코 일본 특별대사 (지난 2015년 7월 5일) :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 강제 노역했고….]
지난 2015년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이라며 군함도 탄광과 미쓰비시 조선소 등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할 당시, 국제무대에서 한 일본 대표의 발언입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한국인 강제 징용을 일본이 처음으로 인정했다며, 우리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했습니다
[윤병세 / 당시 외교부 장관 (지난 2015년 7월 5일)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가 우리의 정당한 우려가 충실히 반영되는 형태로 결정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등재 직후, 일본은 태도를 바꿨습니다.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이 수동형일 뿐, 불법적인 강제 노동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겁니다.
2017년 유네스코에 제출된 이행경과보고서에도 '강제'라는 표현이 빠져 유네스코가 결정문 이행을 요구했지만, 지난해 제출한 보고서에도 '종합적인 해석은 센터 완공 때 보고하겠다'며 시정을 미뤘습니다.
결국 문을 연 센터는 강제노역을 부정하는 증언과 자료로 채워져 있었고, 희생자를 기리는 조치도 전혀 없었습니다.
외교부는 주한일본대사를 불러들여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전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카다 나오키 / 내각관방 부장관 : 일본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 권고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산업정보센터의 전시도 적절한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반론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수시로 국제법 준수를 내세우는 행태를 보여왔지만, 정작 스스로는 국제무대에서 공공연하게 한 약속을 뒤집고 시정 요구도 묵살하고 있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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