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부터 YTN은 민간 어린이집과 위탁운영 업체의 수상한 공생 관계를 연속 보도합니다.
과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보육료를 빼돌려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런 리베이트 관행을 아예 수익모델로 삼은 위탁운영 업체가 등장해 '어린이집 사냥꾼'이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민간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A사.
건강한 어린이집,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내세워 전국 어린이집 54곳을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A사를 전혀 모른다고 잡아뗍니다.
[남양주시 어린이집 원장 : (A사가 위탁 운영한다던데?) 무슨 말인지 전혀…. 저희는 지금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이에요.]
[고양시 어린이집 원장 : (민간 위탁업체가 하는 일 알고 있지 않으세요?) 위탁업체가 뭔데요?]
거짓말입니다.
[민간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A사 대표 : 어린이집 원장들이 놀란 거예요. 순간적으로 A사 얘기하면 해를 끼칠 수 있겠구나.]
왜 감추려 드는 걸까?
운영권을 넘겨받은 A사가 교육 관련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긴다는 의혹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어린이집 원장 : 원장들이 이렇게 불안해하고, 행사 안 하고 행사비 빼가고 리베이트·페이백 하는 것에 대해 은팔찌(수갑) 찰 것 같다고 걱정을 엄청나게 하던데….]
취재진은 A사와 어린이집이 맺은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A사가 보증금 1억6천2백만 원과 임차료 월 435만 원을 설립자에게 주고 운영 전권을 갖겠다는 내용입니다.
[전 어린이집 원장 : 전임 원장이 공인인증서를 복사해서 (A사에) 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A사가 관리하겠다는 거죠.]
운영을 맡게 된 뒤 시작된 A사의 수상한 수익 창출.
먼저, 원장들에게 특정 교재교구나 교육프로그램 구매, 급식업체와의 계약을 종용합니다.
이후 어린이집이 비용을 결재하면 해당 교육 업체들은 다시 일부를 A사에 줍니다.
리베이트 관행과 똑같은 수법입니다.
[전 어린이집 원장 : 돈을 빼 오려면 그 업체가 A사에 돈을 줘야지 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전국에 교재교구사나 특강 업체는 수두룩해요. 그럼 그중에서 A사와 협조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하겠죠.]
A사는 이런 식으로 어린이집마다 한 달에 많게는 천만 원씩 챙깁니다.
A사와 위탁계약을 맺은 곳은 모두 54곳.
단순 계산으로도 매달 3억에서 5억 원을 받는 겁니다.
[민간어린이집 위탁운영업체 A사 대표 : 한 어린이집마다 한 달에 천만 원 이상인 경우도 있어요. 한 달에 천만 원 정도면 1년에 1억 2천만 원이잖아요.]
현행법상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돼 수익이 나도 어린이집을 위해서만 써야 합니다.
[A사 소속 어린이집 원장들 : 법적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게 다 불법이라는 거 다 가늠할 걸요? 그러니까 원장들이 "은팔찌(수갑) 차겠네", 그런 말을 했겠죠.]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어린이집 사냥꾼'의 등장이란 비난을 듣는 상황.
A사는 공동 구매를 통해 질 높은 보육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수익도 내는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해명했습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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