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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뒤 정신질환 사례 "아이 살해하라 환청 들려"

SNS세상 2020.12.29 오후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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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뒤 정신질환 사례 "아이 살해하라 환청 들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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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정신병력이 없던 40대 여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아이들을 살해하라"는 환청에 시달린 사례가 보고됐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네 아이를 둔 42세 여성이 롱아일랜드에 있는 신경정신과 병원 박사 히삼 구엘리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끔찍한 증상을 털어놨다. 물리치료사 일을 하면서 네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던 그녀는 언젠가부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가 "아이들을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 환청이 들렸다고 고백했다.

환자는 환청이 들린 뒤부터 자신이 2살부터 10살 밖에 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살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아이들 중 한 명을 트럭으로 치어 버리고, 다른 아이는 목을 베어 죽이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환자는 담당의에게 "나는 내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왜 그런 기분을 느끼는지 모르겠다"며 "너무나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구엘리 박사는 "환자는 마치 영화 킬 빌의 주인공이 된 듯했다"고 말했다.

정신병력이나 가족력이 없었던 이 여성은 지난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경미한 증상만 앓고 완치됐다. 신체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적인 문제가 찾아왔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정신과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구엘리 박사는 "코로나19 감염과 환자의 환청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지금으로써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엘리는 박사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사례를 봤다.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 뒤 심각한 정신질환 증세를 겪는 환자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36세 여성은 자신의 세 아이가 납치됐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아이들을 패스트푸드 식당 창문으로 빼내려고 시도했다.

30세 뉴욕시 건설 노동자 남성은 사촌이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고 여기고 침대에서 사촌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고 했고, 55세 영국 여성은 어디에서나 원숭이와 사자의 환영을 봤으며 자신의 가족이 진짜 가족이 아니고 가족을 연기하는 사기꾼이라고 믿게 됐다. 이들은 모두 과거 정신병력이 없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 영국 병원은 코로나19로 입원한 1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10명이 '정신적 합병증'으로 보이는 새로운 정신질환 증상이 앓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매우 소수의 환자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에 영향을 미친다면 면역 시스템 반응, 혹은 증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염증이 증가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몬테 피오레 아인슈타인 정신과 연구소 책임자인 빌마 가베이 박사는 "신경독성 물질이 혈액에서 뇌로 이동해 뇌 손상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히삼 구엘리 박사에 따르면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코로나19 환자는 대부분 30대에서 50대로 비교적 젊은 편이었으며, 모두 신체적 증상은 경미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손 저림과 어지러움, 두통, 후각 능력 저하 등과 같은 감염 증상을 보이다가 몇 주에서 몇 개월 뒤 심각한 정신질환 증세가 나타났다. 구엘리 박사는 "이 나이에서 정신병이 발병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엘리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정신질환이 생긴다면 나아질 수 있는지, 낫는다면 얼마나 걸리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다시 발병하는지 등등 답할 수 없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아이들을 살해하려 했던 물리 치료사 어머니는 8가지 약물을 사용하고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한때는 아이들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한 달이 넘는 치료 끝에 90% 이상 완치돼 지금은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nt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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