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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백신 불신에도 대안 없는 터키 '속앓이'

2021.01.31 오전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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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대국의 백신 쟁탈전이 부른 '백신 양극화' 시대.


백신 선택지 없는 개도국은 효능 불신에도 중국산 백신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터키도 그 중 하나인데요.

국민들이 중국산 백신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임병인 리포터가 백신 접종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터키의 한 대학 병원.

긴 줄로 늘어선 의료진들이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인 시노백을 접종합니다.

[메테한 / 의료진 : 지금 막 백신 접종을 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할 때 통증은 전혀 없었어요.]

일일 신규 확진자가 5~6천 명대인 터키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닷새 만에 요양시설 종사자, 90세 이상 고령자로까지 접종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시노백 백신이 임상시험마다 예방 효과가 나라별로 차이가 커, 불신이 깊은 상황입니다.

브라질에서 이뤄진 3상 임상시험에서 예방 효과가 50%를 간신히 넘은 것에 비해 터키에서는 91.25%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 직접 시노백을 접종하며 백신 불안감 해소에 나섰지만, 반응은 싸늘합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터키 국민 대부분은 화이자 백신을 선호한 반면, 14%만이 중국산 백신에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이륫 / 터키 이즈미르 : 터키 의사들이 중국산 백신에 대한 정보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물으신다면 저는 백신을 맞지 않을 겁니다.]

[제이란 / 터키 이즈미르 : 어떤 백신이 좋은지 나쁜지 결단이 서질 않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백신 접종은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동포 사회 역시 중국산 백신에 대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알렉스 전 / 터키 이즈미르 : 저는 한국 사람이고, 대한민국 정부에서 확보한 그런 종류의 백신을 맞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이 있습니다.]

[김홍진 / 터키 이즈미르 : 중국산 시노백 백신은 제가 신뢰할 수 없어서 안전성 확보도 그렇고, 검증되지 않아 불안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 터키에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다면 그 백신을 맞을 생각입니다.]

터키는 중국산 백신 외에도 다른 백신을 구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백신 부족이 문제입니다.

[알리 규르뷰즈 / 아타튀르크 국립대학병원장 : 현재 백신 수량이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터키 정부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모더나, 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접촉해 공급물량을 구하는 중입니다.]


해외 부유국들이 고효용 백신을 싹쓸이하며 '백신 이기주의'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터키를 비롯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가들은, 들쭉날쭉한 예방 효과와 국민의 불만에도 중국산 백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터키 이즈미르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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