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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조현병 환자 사각지대..."국가책임 치료 강화 필요"

2021.05.19 오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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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4일 YTN이 단독으로 전해드린 '남양주 존속살해 사건'.


치료를 거부하는 중증 조현병 환자들에 대한 미흡한 관리실태가 다시 한 번 드러났는데요.

전문가들은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선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5일 발생한 '남양주 존속살해사건'.

60대 아버지 강 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던 20대 아들이 휘두른 둔기를 맞고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들의 증세는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집 안 벽지 곳곳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들이 가득했고, 방 안에서 발견된 흉기에는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협박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강 씨 유가족 : 아주 심해진 건 올 초부터 계속 심해지는 거에요. 강도가 세지고.]

강 씨는 숨지기 전 아들의 치료를 위해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관할 보건소와 지역 건강복지센터는 번번이 거절했습니다.

환자인 아들 동의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 : 본인이 강하게 거부를 하시면 (할 수 없어요) 동의가 우선하는 상황이거든요. (본인 동의가요?) 네네 그렇습니다.]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는 본인이 동의해야 지역 정신건강센터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아들은 2019년 1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추가 치료를 거부했고, 올해 초부터는 약도 제대로 먹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장 출동 구급대원 : 약 봉지를 확인해보니까 하루 치밖에 안 먹고, 일주일 되는데, 하루밖에 안 먹었더라고요.]

지역사회 관리를 받을 수 없던 강 씨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수단은 강제 입원.

이런 이유로 강제 입원시킬 권한이 있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당장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한 달 뒤 강 씨는 집 앞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강 씨 유가족 : 화도읍사무소나 동부지소를 가서 부탁해도 전혀…]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한 방법이 없다고, 지역사회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료를 거부하는 조현병 환자들이 방치될 경우 이 같은 사건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백종우 /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사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결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고.]

특히 조현병은 완치가 쉽지 않은 만큼 치료가 끊기지 않고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 의료진 상시 방문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영희 /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연구원 : 중증 정신질환자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는 단순히 의료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 치안적 측면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책임을 져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5년 동안 중증 정신질환자에게 숨진 피해자는 모두 325명.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가족만이 아닌 국가가 함께 책임지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관련 시설과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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