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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2021.07.07 오후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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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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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바닷가 앞에는 등대섬이 있었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규칙적으로 반짝이던 그 불빛을 하염없이 세어보았고,

작은 배를 빌려 노 저어간 그곳에서 보낸 이런 저런 기억들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하지만 이제 그곳은 방파제를 따라 육지로 연결되었고, 기억속의 등대의 모습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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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여름이 다가오니 문득문득 물회 생각이 간절하다.

취향이 유별난 건지, 개인적으로 물회는 오징어와 한치가 아니면 즐겨 먹지 않는다.

다른 어종으로 만든 물회는 내가 굳이 찾아가서 먹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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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6월에서 8월 사이엔 거의 제주를 가지 않는다.

모든 게 비싸고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도에서 맛본 한치 물회는 5월말 이제 막 시즌이 시작할 무렵이거나, 아니면 끝물인 가을일 때가 많았다.

심지어, 한겨울에 한치 물회 생각이 나면, 냉동 한치로 만든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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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공항에서 멀지 않은 제주도 애월에 자리한 식당, 내도바당은 현지인들에게 고등어회로 유명한 곳이다.

여러해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의 풍경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해안도로 같은 건 있지도 않았고, 관광지 느낌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어촌 해안가 모습이었다.

2층 테라스의 모습은 큰 포장마차를 연상케 했고, 어두운 조명속에서 비닐 천막은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펄럭거렸다.

그곳에서 고등어 회를 먹었고, 한치 물회를 먹었다.

“예전 그때가 나았죠?”

잘못 찾아온 줄 알고 나갈 뻔 했다는 말에 주인 아주머니의 미소가 번진다.

모든 것은 변한다. 원하건 원하지 않았건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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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그럼에도 한치 물회 맛은 여전하다.

이건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라, 담고 있는 그릇도 다르다.

새 술은 새 부대라고 그릇까지 바꿔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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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알려진 대로 제주도 물회의 기본은 된장이다.

그럼 포항으로 대표되는 동해안 물회의 기본은 무엇인가? 고추장이다.

결국 물회 맛은 된장, 고추장이다.

아무리 많은 재료를 때려 넣고, 형형색색 자태를 빚어놔도 어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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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끼] 제주 내도바당, 변해가는 풍경과 변하지 않는 맛

내도바당의 한치 물회맛은 은은하며 담백하다. 담백하지만 깊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혀는 ‘이게 뭔 맛인가’ 갸우뚱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육지로 돌아와 시간이 흐르면 이 맛이 그리워질 것이다.

지인 가운데 누군가는 제주에 도착해 렌터카 운전대를 잡자마자, 내도바당을 향한다고 했다.

당신 역시 그렇게 될 지도 모른다.

제공=트래블라이프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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