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김도균 / 육상대표팀 코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 육상 새 역사를 쓴 우상혁 선수를 2년 동안 믿고 지도해 준 스승입니다. 김도균 육상대회팀 코치 전화로 연결해서 어제의 감동 다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코치님, 잘 들리시죠?
[김도균]
안녕하십니까.
[앵커]
대회 끝나고 쉬여야 되는데 이렇게 전화연결 부탁드려서 죄송하고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어제 저도 경기를 봤는데 우상혁 선수, 자신의 최고기록을 4cm나 넘으면서 한국신기록 세웠습니다. 이런 성적 예상을 하셨습니까?
[김도균]
저희가 훈련을 통해서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2m 35 정도면 메달이 가능할 거라고 판단도 들고 그래서 그거에 초점을 맞춰서 훈련을 계속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게 주효했던 것 같고 메달을 못 따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앵커]
2m 39 도전할 때 사실 39만 넘으면 메달이 아주 가시권에 들어오고 금메달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때는 심정이 어떠셨어요? 넘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셨나요?
[김도균]
저는 그런 생각보다는 우상혁 선수만 보고 있었습니다. 넘고 못 넘고를 떠나서 얼마나 즐기고 있느냐. 얼마나 이 환호에 자기가 심취해 있느냐, 즐겁게 하고 있나. 그것만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앵커]
우상혁 선수의 살인미소라고 하죠. 웃는 모습 그리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혼자 되뇌이는 모습이 아주 화제였는데요. 경기장에 있었으니까 잘 아실 텐데 어떤 말들입니까?
[김도균]
긍정적인 말이고요. 저희가 훈련을 통해서 계속 되뇌였던 말이에요.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자. 우리가 아니면 아무도 못 한다. 여러 가지 단어를 계속 되뇌이더라고요, 시합 때도.
[앵커]
이게 보니까 단계가 올라갈수록 더 되뇌이는 말이 많아지는 것 같던데 이게 조금씩 올라갈수록 더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한테 어떤 최면이나 주문을 거는 셈이 되겠네요?
[김도균]
아무래도 뛰어보지 않은 높이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각성이 필요하고 조금 더 집중이 필요하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는데 코치님께서 우상혁 선수에게 당연히 다독이는 말을 했을 텐데 어떤 말을 해 주셨는지도 궁금하거든요.
[김도균]
저희가 한 두 달 전부터 꿈꿔왔던 생각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현실로 다가와서 다독이는 말보다는 이걸 이뤘구나, 이제 꿈이 이루어졌구나. 그렇게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앵커] 시청자분들 중에서 육상에 관심이 많이 없는 분도 있으셔서 드리는 말씀이 우리 육상 역사상 4위는 역대 최초죠. 그렇죠?
[김도균]
네.
[앵커]
그리고 24년된 한국기록을 올림픽에서 경신을 한 건데 우상혁 선수가 올림픽도 막차로 어렵게 참가를 했고 그밖에도 정말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 많았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도 있었고. 정말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것 같은데 좋은 성적 거두고 나서 생각 난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김도균]
저희가 대한육상연맹 임대기 회장님이 지원을 해 주셔서 미국에 전지훈련 겸 시합을 뛰러 갔었는데 그때 저희가 백신 미접종자여서 백신을 미국에서 맞고 또 시합을 뛰고 2차 백신도 접종을 받고 시합을 뛰고 했던 부분이 상당히 저도 힘들었지만 선수는 몸으로 결과를 보여줘야 되는 입장이다 보니까 옆에서 지켜볼 때 많이 안타까웠고 이러한 많은 것들을 참아내면서 이뤘기 때문에 조금 더 값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 개인으로는.
[앵커]
그러니까 대회 참가해야 돼서 백신은 맞아야 되는데 백신 맞고도 쉴 시간도 없이 발열증상이 있거나 몸이 찌뿌둥하거나 안 좋은데도 뛰어야 되는 제자가 굉장히 안타까웠다, 이런 말씀이군요.
[김도균]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국내에서도 접종이 가능했었는데 저희가 국내 경기만으로는 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다고 판단돼서 조금 강행을 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앵커]
어제 경기 끝난 뒤 감동을 다시 얘기해 보자면 경기 끝난 뒤에 제가 듣기에 선수와 코치님 같이 라면을 드셨다고 들었어요. 이게 어떤 상황입니까?
[김도균]
사실 시합장에 가기 전에 저희가 라면을 1인당 3개씩 준비를 하고 웃으면서 먹자고 했는데 정말 웃으면서 먹어서 행복합니다.
[앵커]
참 저희가 듣기에는 라면이 별거 아닌 음식이지만 평소에 가혹하게 체중 조절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근육량도 조절을 해야 되고. 그래서 평소에 못 드신 걸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나서 먹다 보니까 정말 먹으면서도 굉장히 감격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김도균]
우상혁 선수 같은 경우에는 체중 관리를 좀 더 많이 해야 되는 선수여서 한 6개월 전부터 상당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왔고 저도 또한 그걸 같이 공감하고자 식단을 저도 같이 조절을 했었는데 시합을 무조건 올림픽 결승을 통과하고 우리 올림픽 끝나면 라면부터 먹자라고 했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좋은 결과를 거뒀는데 우상혁 선수 처음 만났을 때 슬럼프 시기에 만나서 함께 그 슬럼프를 극복하고 코치님께서 다독여주셔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앞으로 이제 시작인데 더 미래에 대한 플랜도 있을 것 같아요. 한번 들어볼까요?
[김도균]
일단 저희가 기존에 육상은 초청시합에 참가하기가 상당히 애로사항도 많았고 초청을 받을 수 있는 선수도 부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초청도 받을 수 있고 조금 더 나은 환경, 또 나은 시합을 저희가 선별해서 뛸 수 있게 되고 그 시합을 통해서 조금 더 우상혁 선수가 성장해 나갈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대회 끝나고 정말 바쁘신데 이렇게 연결 응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잠시 뒤 3시에 인터뷰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터뷰도 잘 준비하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번 한국 육상 새 역사를 쓴 우상혁 선수의 스승 김도균 육상대표팀 코치였습니다. 오늘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도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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