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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현물 무상교복'의 그늘..."낭비에 납기 대란까지"

2021.12.19 오전 05:36
경기 무상교복, 학교 선정한 업체 통해 현물 지급
’다품종 소량 생산’ 탓에 꾸준히 교복 재고 쌓여
해마다 무상교복 지급…이월상품 대부분 버려져
학생·학부모도 불만…"질 저하·선택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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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중고등학교 신입생들에게 '무상교복'을 지급해 왔는데요.

학교마다 무조건 업체 한 곳과 일괄 계약하도록 하다 보니 파는 업체와 받는 학생 모두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억 원어치가 넘는 교복이 창고에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포장도 안 뜯은 새 교복이지만 모두 버려질 위기라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경기도는 '무상교복'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가 직접 업체를 한 곳 선정해 반드시 현물로 주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교복 치수가 12가지 이상으로 다양한데 학교별 주문 물량은 수백 명분에 불과하다 보니 수요예측이 어려워 매년 다섯 가운데 한 벌은 재고로 쌓인다는 겁니다.

해마다 새 교복을 무료로 나눠주니 같은 업체가 입찰 되더라도 이월상품을 찾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성율 / 교복업체 대표 : 교복은 특성상 관내 아니면 팔 수가 없는 구조에요. 판로가 없습니다. 계속 그 학교에서 낙찰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입찰이 늦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보니 덩달아 약속된 납품 기일도 넘기는 등 '납기 대란'이 되풀이되고,

재고나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라벨 갈이'나 성적서 조작 등이 암암리에 일어나는 데도 적발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성율 / 교복업체 대표 : 시험성적서나 Q 마크 이런 건 업체에서 원본대조필 찍어서 서류 제출하면 그게 다예요. 원본하고 실제로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요. (전문성이 부족한) 학교 측은.]

학생과 학부모도 불만이 많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한 업체가 공급을 독점하기 때문에 질 낮은 교복을 받게 돼도 선택권이 없다는 겁니다.

[최정연 (가명) / 교복 주관구매 경험한 학생 : (지정된) 한 곳에만 애들이 몰리는 거예요. 시간대도 애들이 덜 몰리는 때로 가야 하니까 불편했고.]

[이지혜 / 교복 주관구매 경험한 학부모 : 치수가 또 없는 경우도 있어요. (구매비용도 이전보다 오히려)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가격이 올라가서. 시에서 지원을 해주다 보니까 업체에서도 가격을 너무 올리더라고요.]

아예 '떴다방' 식으로 허술한 교복을 팔아넘긴 뒤 다른 지역으로 옮겨 AS가 부실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김용국 / 교복 주관구매 경험한 학부모 : 품질은 뭐 그다지 좋진 않아요, 사실. 번거로움 때문에 AS를 안 하고 그냥 다시 가서 새로 사요.]

교복과 학용품 등만 살 수 있는 '입학지원금'을 제로페이 포인트로 지급한 서울시처럼 현물보다는 차라리 지원금을 주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병도 / 성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바우처(지원금) 제도를 실시하면, 학교주관구매제에 따른 이런 모든 부작용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학교의 기타 잡무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집안 형편이 달라도 누구나 같은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무상교복과 주관구매제.

세심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정책 추진으로 부작용이 쌓이면서 본래 취지가 퇴색하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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