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극히 낮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어렵게 지원받은 백신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대량으로 폐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백신을 빠르게 운송하고 보관할 수 있는 인프라는 부족한데, 선진국들이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을 넘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김형근 기자입니다.
[기자]
나이지리아 아부자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
트럭 한 대가 상자와 자루를 무더기로 쏟아붓습니다.
상자 안에는 코로나19 백신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유럽에서 지원받은 백신인데, 유통기한이 지나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모지솔라 아데예 / 나이지리아 식품의약국 국장 : 식품의약국이 백만 회분이 넘는 백신을 넘겨받았고, 이제 보건소와 협력해 모두 없애버릴 것입니다.]
세네갈도 백신 수십만 회분을 폐기했습니다.
말라위도 유통기한이 끝난 백신을 매달 소각하고 있습니다.
[찰스 음완삼보 / 말라위 보건부 장관 : 우리는 단 한 개도 버리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백신 유통기한이 끝났기 때문에 보관할 수 없었습니다.]
남수단과 콩고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은 쓸 수 없다며 아예 돌려보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선진국이 쓰고 남은 백신을 재고품 처리하듯 넘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여건은 생각하지 않고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는 도로와 전력 인프라가 부족해 백신의 운송과 보관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백신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어 주민을 설득해 접종을 늘리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사이먼 미쿤디 / 말라위 주민 : 백신 효능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아요. 그래서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효과가 있다면 벌써 맞았겠죠.]
이러다 보니 사용도 못 해보고 버려지는 백신이 반복해서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겁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유통기한이 최소 2달 반 이상 남은 백신을 아프리카에 지원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YTN 김형근입니다.
YTN 김형근 (hk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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