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치료 체계가 재택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진은 물론 평소 도움을 받던 활동 지원사의 도움마저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신준명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중증지체장애인 박현 씨의 생후 29개월 된 아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지난달 15일.
뇌병변장애인인 아내와 함께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일가족이 확진됐습니다.
이때부터 평소 도움을 받아 온 활동 지원사의 방문마저 끊겼습니다.
[박현 / 지체장애인 : 부담스러운 거죠. 3명의 확진자가 있으니까 활동 지원사가 오기가 힘들고 못하겠다고….]
박 씨는 확진 전에도 혼자 외출하기 어려웠습니다.
일가족 확진 전에 지방에 사는 처제가 긴급 택배로 보내 준 해열제로 재택 치료 내내 온 가족이 버텼습니다.
[박현 / 지체장애인 :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보건소는 연락 두절이고. 누군가에게 연락해도 올 수가 없으니까 답답했고.]
5살 딸과 함께 확진돼 현재 재택치료 중인 지체장애인 이라나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금 이 둘을 돌보는 건 뇌병변 장애인인 남편뿐입니다.
[이라나 / 지체장애인 : 활동 지원사를 통한 돌봄 서비스는 전혀 지원받지 못하게 됐고. 지금 전체 돌봄은 아이 아빠의 몫이 된 거죠.]
딸이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거나 남편마저 감염되는 비상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라나 / 지체장애인 : 혹여라도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이후의 대책이 있는가 생각하면 속수무책이에요.]
방역 당국이 재택 치료 중심으로 치료 체계를 전환하기 전 장애인 확진자들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장애인 본인과 이들의 가족, 그리고 장애인 단체가 방역의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하는 상황에서 방역 당국이 장애인 확진자 관리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김수정 /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장 : (코로나19 사태) 2년 동안 촘촘하게 지원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왔고 장애인의 목숨과 방역을 방치하는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달부터 재택치료 중인 장애인 확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 지원사에게 하루 4만 8천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받고 감염 위험까지 감수할 수 있는 활동 지원사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입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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