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배 이상 폭등한 독일 가스요금.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는 러시아 천연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기존 독일 정부의 정책을 자책했습니다.
[로베르트 하벡 / 독일 부총리 (8월 29일) : 현 사태는 독일이 값싼 러시아 가스에 이례적으로 의존한 결과이며, 독일 당국이 알고도 초래한 것입니다.]
러시아 가스의 반입 통로인 2011년 노르트 스트림1 가스관부터 2018년 노르트 스트림2까지, 독일은 천연가스의 55%를 값싼 러시아산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 같은 에너지 정책에는 러시아에 대한 독일 정권의 오래된 유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건설을 주도했던 사회민주당의 슈뢰더 전 총리는 2005년 퇴임 뒤 러시아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주주위원장을 맡아 매년 거액을 챙겼습니다.
슈뢰더와 후임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서 15년간 외교 정책을 총괄했던 발터 슈타인마이어 현 독일 대통령 역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주도하는 등 친러 행보로 일관했습니다.
동독 출신으로 유창한 러시아어 실력을 뽐냈던 기독민주당의 메르켈 전 총리 역시 친러시아 인물인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절친인 그는 지난해 미국 정부가 러시아 가스관 건설을 막아서자 워싱턴으로 날아가 바이든과 담판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2021년 7월 15일)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노르트스트림2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 사업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특히 메르켈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과 함께 2008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습니다.
결국 메르켈의 친러 행보가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올해 우크라이나 침공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4월 3일) : 앙겔라 메르켈과 니콜라스 사르코지를 부차로 초대해 러시아에 대한 양보가 14년 만에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쟁 책임론이 제기되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적 '잘못'을 인정했지만 메르켈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YTN 임수근입니다.
영상편집 : 윤용준
자막뉴스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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