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만원 버스와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는 게 익숙하죠.
이태원 참사를 겪은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억지로 구겨 타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울 사람들, 붐비는 공간에 익숙해 위험 감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
"'붐비는 공간에 너무 익숙해지는 위험'도 있다"
-줄리엣 카이엠 전 미국 국토안보부 차관보(30일, CNN인터뷰)
과밀 자체보다, 과밀 환경에 익숙해진 게 더 큰 위험 요소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미국의 재난 관리 전문가는 서울 시민들이 밀집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을 이태원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습니다.
그럼 1㎡ 공간에 적정 인원은 몇 명일까요?
1㎡는 평수로 따지면 0.3평 정도인데, 이 면적에 4~5명이 있으면 신체에 압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몸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휩쓸리듯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건 인원이 늘어 1㎡에 6명이 모인 경우인데 전문가들은 1㎡에 6명이 모인 경우를 위험 징후로 보고요.
여기서 사람이 더 추가돼 1㎡에 10명 정도면 압박으로 비명이 나올 정도의 상황이 됩니다.
12명을 넘으면 대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박재성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1㎡에 약 12명 정도*의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을 때 압사나 실신에 대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갈수록 군집 밀도가 높아지게 되고 군중의 흐름이 한 번 형성되면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전 기준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서는 1㎡당 2~3명 이상 몰릴 경우 당국이 관련 조치를 미리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밀집도가 높아지면, 좁은 골목에서는 의무적 일방통행 규정도 필요합니다.
지난 1993년 홍콩 롼콰이퐁에서는 새해맞이 행사 중에 압사사고가 일어났는데요.
이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조치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많은 인파가 모일 때 일부 도로를 폐쇄하고 곳곳에 일방통행 안내 표시도 하고요.
또 응급 상황 발생을 대비해서 미리 비상로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염건웅 /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 :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보니까 모두 그 길을 택하는 건데 사실 현장 통제 상황에서는 그것을 일방통행으로 만약에 거기는 올라가기만 하고 반대 길은 내려가기만 했다, 그거 하나만 했어도 사고 안 났을 것 아니에요.]
행사의 주최자가 없었던 점도 이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자발적 집단행사에서도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사후약방문식 대책 마련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엄지민 (thum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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