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제(15일) 열린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우리나라가 이제 더는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법무부 보도자료에도 등장하고 언론을 통해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인데, '마약 청정국'은 어떤 개념이고 어디서 나온 기준인지 신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마약과의 전쟁'을 강조하면서 '마약 청정국'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 15일 국정과제 점검회의) : 약 10여 년 전에는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라고 했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장관 (지난 15일 국정과제 점검회의) : 2015년 이후부터는 우리나라는 더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닙니다.]
이 '마약 청정국' 개념은 두 달 전 법무부 보도자료에서도 등장합니다.
인구 10만 명당 연간 마약사범 20명, 인구 5천만 명 기준으로는 만 명 이하인 국가를 '마약 청정국'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1만 명을 초과했기 때문에 그 지위를 상실했다고 표현했습니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법무부 보도자료의 표현은 마약사범이 만 명을 넘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올해 5월에 나온 2021년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서도 만 명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2014년까지 만 명 아래였는데 2015년부터 만 명을 넘었고 2020년에 만 8천 명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10%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합니다.
'마약 청정국'이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럼 '마약 청정국'이라든가 '마약 청정국 지위'라는 개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법무부에 물어봤습니다.
학술적으로 여러 논문에서 통용되는 표현이라 사용하고 있지만 국제기구에서 공식적으로 권고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대검찰청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4년 발간한 자료에는 'UN이 내는 세계마약 보고서에서는 '마약 청정국'의 개념이나 지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국제사회에서 그런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돼 있습니다.
[박성수 / 세명대 경찰학과 교수 :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라는 표현이 과도하게 표현되다 보니까 일반화되고 그렇게 사용하게 된 용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 청정국가라는 것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마약사범이 증가 추세이고 만 명을 훌쩍 넘은 것은 맞지만 '마약 청정국'이라는 개념은 그 근거나 출처가 불확실한 표현입니다.
학술 논문을 찾아보면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 20명을 넘으면 위험 수준이라는 의미에서 마약류 범죄계수 20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YTN 신호입니다.
YTN 신호 (sino@ytn.co.kr)
YTN 염다연 (ydy1213@naver.com)
촬영기자 : 이수현
그래픽 :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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