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이번 달 주제는 '건강'인데요.
그 첫 순서로 오늘은 '노인 건강'에 대해 살펴봅니다.
평균수명이 늘었지만, 병을 안고 사는 기간도 그만큼 많아서, '유병 장수' 사회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길어진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민대홍 피디가 취재했습니다.
[PD]
호루라기가 울리고 경기가 시작됩니다.
현란한 발놀림은 여느 축구선수와 다름없지만, 실상은 모두 70살이 넘은 선수들입니다.
체력소모가 많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축구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올해로 89살, 최고령 선수인 김오득 씨는 정반대의 얘기를 합니다.
[김오득 / 89세 : 내가 다음에 공을 차기 위해서 무슨 운동을 지금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자체를 갖다가 각성하고 평소에 늘 운동하는 거지. 운동하기 때문에 여기 와서 뛸 수 있지. 89살 먹은 사람이 어떻게 이 넓은 운동장에 뛸 수 있습니까.]
-만약 축구를 안 했다면?
[김오득 / 89세 : 축구를 안 했으면 벌써 땅속에 갔죠.]
전문가는 축구와 같은 활동적인 운동도 노년층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순히 신체 기능을 향상 시킬 뿐 아니라, 집단 활동에 참여해 정서적 만족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일영 / 아산병원 노년 내과 교수 : 나이가 들어서 그런 운동하면 안 돼 라는 것으로 (운동을) 빼앗으면 운동보다 더 큰 걸 빼앗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운동이 가지는 의미와 그분한테 주는 유익함이 여러 분야에 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하고 그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을 해야지 그게 나이가 들어서 이러면 안 돼 라고 하시는 순간 그분은 더 빨리 노쇠해지고 늙어가세요.]
나이가 들면 무조건 활동적인 운동을 자제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신체 건강에 맞는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장일영 / 아산병원 노년 내과 교수 : 사실 이제 어르신 운동하면 대개는 이제 걷기 중심으로 하시거든요. 실제로 더 필요한 거는 근력 운동이 포함된 복합적인 운동이 되고 그 어떤 운동의 수준이나 강도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위험하다 또는 나는 뭐 불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은 더 건강이 악화할 수 있는 그런 위험이 더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건강한 노년 보내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늘어난 수명만큼 건강하게 사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실제,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3.5세인 반면,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 수명은 66.3세에 그쳤습니다.
평균적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17년 정도는 병을 가진 채 생활하는 겁니다.
노년층의 긴 유병 기간은,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실제, 지난 2021년 65세 이상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약 41조 3천억 원으로, 지난 2017년 28조 3천억여 원에서 4년 동안 약 1.5배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랜 기간 병을 가지고 사는 것 자체가 개인에게 큰 비극일 수 있습니다.
[장일영 / 아산병원 노년 내과 교수 : 보통 이제 이 노인분들의 자살은 육체적인 어떤 문제하고 그다음에 이 돌봄의 문제가 같이 좀 겹쳐 있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경제적인 어떤 관리나 의료비 치료비에 대한 이슈가 더해져서 생깁니다. 이제는 그냥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건강하지 못한 채로 누워서 사는 것은 이제는 정말 비극이고 가족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신체건강과 함께 정신건강도 보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기력함과 소외감은 노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적이기 때문에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단체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합니다.
올해로 76살의 박미엽 씨도 복지센터에서 견학과 패션쇼 등 새로운 활동을 하며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합니다.
[박미엽 / 76세 : 그냥 혼자 있으면은 굉장히 그냥 우울하고 정말 고독하고 그냥 쓸쓸하고 뭘 생각하면 막 눈물이 주르르 흐를 정도로 그렇게 좀 건강 상태도 안 좋았어요. 약을 몇 가지를 먹다가 약도 좀 줄었다는 거 그런 것도 있고. 첫째는 내 자신이 굉장히 활기차게 움직이게 돼요. 그런 게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것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젊고 건강할 때부터 본인의 신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건강상태를 꾸준히 점검하면서 길어질 황혼기에 대비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장일영 / 아산병원 노년 내과 교수 : 나한테 중요한 병은 또 뭐고, 또 내 생활습관에서 이러이러한 부분들이 잘 되고 있고 잘못되고 있는지를 사전에 미리 좀 점검을 해놓고, 남이 좋다는 것 이런 걸 억지로 나한테 끼워 맞추지 마시고 나한테 맞는 건강 우선순위와 패턴을 정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가지고 노년기를 좀 받아들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YTN 민대홍입니다.
YTN 민대홍 (mindh09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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