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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큐] 장관이 불붙인 '전세 폐지론'...부동산 시장 바뀌나?

2023.05.23 오후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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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제도를 전면 손질하겠단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전세 제도 폐지론에 대한 갑론을박도 불거지고 있는데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찾아보니까 영어사전에도 따로 번역하지 않고 전세가 영어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만큼 한국에만 있는 제도인데 오늘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추이를 보겠습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보다 10% 이상 하락했습니다. 전반적인 상황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은형]
지금 전반적으로 전국적으로 전세 가격이 2년 전과 비교해서는 매우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희가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일반적으로 전세 가격은 매매 가격에 비례해서 어느 정도 책정이 됩니다. 그런데 2년 전의 매매 가격보다 지금 매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세 가격도 자연스럽게 떨어졌을 것이라고 저희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는 해도 역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거든요. 어떤 현상이고 어떤 건지 정확하게 개념으로 설명을 해 주시죠.

[이은형]
사실 역전세는 그렇게 복잡한 내용이 아닙니다. 전세 기간이 보통 2년이기 때문에 2년 전에 얼마에 계약한 금액이 지금은 얼마가 됐더라, 이것을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쉽게 손으로 표현해 보면 매매 가격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하면 여기에 맞춰서 이보다 낮게 전세 가격, 즉 임대 가격이 책정이 됩니다.

그런데 2년 뒤에 만약에 매매 가격이 변동을 하게 되면 새로 체결되는 임대 가격도 여기에 맞춰서 변동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처음에 2년 전의 전세 가격과 지금의 전세 가격 간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만큼의 금액만큼 집주인이 처음 받았던 전세금에 더해서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됩니다. 이런 상황을 쉽게 역전세라고 표현합니다.

[앵커]
우리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관통한 논란이 전세사기, 깡통 전세 아니겠습니까? 좀 다르지 않습니까, 개념이?

[이은형]
맞습니다. 전세사기는 글자 그대로 범죄행위입니다. 처음부터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계획을 하고, 즉 이익을 편취할 목적으로 한 범죄행위기 때문에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되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역전세 같은 경우에는 사실 집주인분들 입장에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계획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시장이 변하면서 집값이 변하고 그만큼 전세 가격도 변한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세입자에게 받은 임대료로 종전의 세입자에게 충분한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은 역전세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저희가 뭐라고 크게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은 내용이 됩니다. 깡통전세는 저희가 시장 가격이 변하든 변하지 않든 간에 전세금과 그 집에 들어 있는 부채를 합친 가격이 집 가격보다 높거나 같은 경우, 그러니까 그 집을 팔더라도 매각 자금으로 줘야 될 돈을 다 주지 못하는 경우들, 이런 경우를 흔히 깡통전세라고 표현합니다.

[앵커]
특히나 전세 가격이 지금부터 2년 전이죠. 2021년 하반기에 그때 전세 가격이 굉장히 높았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 전세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까 집주인은 계약 만기 전에 보증금 돌려달라고 할까 봐 전전긍긍, 또 세입자는 보증금 못 받을까 봐 전전긍긍,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은형]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크게 개선할 방법은 사실 뚜렷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역전세라고 하는 것은 시장 가격이 변하는 것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부가 어떤 정책적인 대안을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해서 막기가 어렵습니다. 만약에 그게 가능하려면 집값이 떨어지게 않게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모든 지역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유도하겠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이상한 내용이 됩니다.

[앵커]
바로 그 얘기를 하기 위해서 지금 역전세난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데 역전세 관련해서 한 가지 질문만 더 드리면 이런 현상은 언제까지, 어려운 질문이겠습니다마는 이어지겠습니까?

[이은형]
당분간 집값이 다시 반등할 때까지는, 그리고 반등하더라도 종전에 높았던 수준에 많이 근접할 때까지 그때까지는 계속 될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금년 하반기부터 역전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얘기를 하시는데요. 그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올 하반기가 되면 딱 하반기를 기점으로 해서 2년 전에 체결된 전세 계약들이 만료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2년 전 가을의 가격과 지금의 가격을 비교한다면 앞으로 신규로 체결되거나 계약 만료되는 전세 가격들은 낮아질 수밖에 없죠. 이렇게 되면 그 집이 처음부터 새로운 세입자를 받는 집이 아니라고 하면 기존 세입자가 있다고 하면 역전세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게다가 입주 물량도 최다라고 아까 저희가 소개를 했고요. 지금 전세사기도 기승이고 역전세난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가운데 최근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제도 수명이 다해서 근본적인 검토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다 보니까 전세 제도에 대한 논쟁이 불을 붙은 모습입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이은형]
사실 그 부분은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워딩을 너무 글자 그대로 해석한 것이 아니라 그 앞뒤 맥락을 함께 봐야 되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워딩은 지금 전세 때문에, 역전세든 사기든 논란이 많이 있고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해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보완하겠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야 됩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가지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세제도를 없애겠다든가 전세제도를 크게 뜯어고치겠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우리가 필수재라고 하잖아요, 주택을. 바라보는 개념은 자가인 것인가, 임대인 것인가. 임대 중에서도 전세인 것인가, 월세인 것인가에 관한 큰 틀의 얘기인데 우리가 이런 전세 논란은 임대차 3법 때 학습하고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어떻습니까? 이런 정부의 개입이 사실 그때도 정부의 통제가 바람직하냐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이은형]
사실 이번에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세 제도를 얘기를 하자면 사실 지금까지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제도이고 전세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게 있습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전세자금대출이 많이 증가하면서 종전처럼 전세와 월세를 엄격하게 나누는 것이 달라지기는 했습니다마는 여전히 시장 수요가 존재하고 시장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도에 대해서 선진국에서는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선진국에서는 월세가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없애는 게 맞다,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앞으로도 전세에 대한 수요가 적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전세금 자체가 빌린 돈이 아니고 대출이 아니고 자기 돈이라고 하면 임차인에게 무조건 유리합니다.

적어도 원금이 보전되고 매월 나가는 금액이 없으니까요. 이 때문에 설령 앞으로도 전세와 월세 간의 계약 비율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전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이고 그만큼 전세 제도도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앵커]
앞서도 원희룡 장관 이야기를 워딩 그대로 들을 필요는 없다, 이런 말씀도 해 주셨고 또 지금 LH 이한준 사장도 전세제도 필요하고 그리고 주거 사다리의 지름길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단 말이죠. 결국에는 전세제도는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그러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되는 겁니까?

[이은형]
사실 지금 전세 제도와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임대인이 받았던 전세금을 똑바로 돌려줄 수 있느냐. 그리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자기 전세금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느냐. 사실 이것만 관건이 되는 것이지 전세제도 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한번 짚어본다면 임대인의 입장에서, 그러니까 선량한 임대인들이죠. 사기 치려는 의도가 없으신 분들. 이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돌려줄 마음은 있지만 상황이 조금 안 좋으신 겁니다. 그래서 모든 임대인분들에게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조금만 더 대출이 가능하다면 전세금을 반환하는 용도의 대출이 가능하다면 돌려줄 수 있는 분들에게는 대출규제를 조금 완화해서 적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아까 전에 선진국의 월세 제도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제도다 그러면 구조적인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특성 때문인가요?

[이은형]
사실 전세라고 하는 것은 목돈이 왔다 갔다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집주인, 즉 임대인 입장에서 금융기관을 통해서 목돈을 쉽게 융통할 수 있다면 굳이 그렇게 도입될 필요가 없는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수십 년 전을 되짚어보면 한국이 지금처럼 금융 시스템이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부터 자생적으로 전세제도가 활성화되어 있고, 특히 70년대 경제성장이 크게 이루어지면서 주택 수요나 주택을 매입하기 위한 대출 수요 이런 것들이 많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하는 결과가 합쳐졌기 때문에 그때 활성화된 전세제도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에 정부 개입을 통해서 전세제도를 어느 정도 손을 보게 된다면 그래서 전세제도가 어느 정도 줄어들고 나서 만약에 이런 현상들이 반복이 되면 월세가 오르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들도 나오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은형]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고민해야 되는 것은 월세가 오르는 것 자체보다 그러면 이제 월세만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주거 부담이 얼마나 될 거냐, 이런 게 더 먼저 중요한 내용이 됩니다. 지금도 서울을 기준으로 얘기를 한다면 원룸 월세가 수십만 원인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가족 단위가 거주할 수 있는 좀 더 큰 크기의 주택이라고 한다면 이걸 월세로 환산했을 때 얼마를 내야 되느냐, 이런 내용이 가장 중요하게 됩니다. 만약에 사람들의 월소득 중에서 상당 부분을 주거 비용으로 지출을 해야 된다면 서민일수록 주거비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만약에 전세를 없앤다는 전제로 한번 가상을 해본다면 결국 대안은 세 가지거든요. 다 내 집을 갖거나 아니면 공공임대주택 형식이거나 아니면 월세인데 우리나라 구조상 그래도 가깝다면 어떤 게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은형]
사실 한 가지 방법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을 다 적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공공임대를 원하겠지만 공공이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안 되시는 분들은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그 말씀하신 방법들이 모두 시장에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보완책을 얘기하다 보니까 한 가지 대안으로 나오는 것 중의 하나가 에스크로입니다. 제3의 기관에다 보증금을 예치해 주는 제도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입니까?

[이은형]
사실 전세제도에는 맞지 않는 제도입니다. 에스크로를 쉽게 표현하면 안심결제죠. 온라인 쇼핑에서 물건 살 때 누군가 보증을 하고 돈과 물건을 확실하게 받게 해 주는 겁니다. 이런 부분들을 계약이 성사되면 마무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의 매매 계약에서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전세계약은 최소 2년이라는 시간이 같이 있기 때문에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2년 동안 묶어놔야 된다면 원래 전세라는 것이 전세금이라는 목돈을 받아서 사실상의 무이자 대출로 2년 동안 운용하는 것이 장점이었는데 그대로 묶어야 된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전세금 보증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걸 이용하게 되면 굳이 전세금을 날리거나 이럴 위험도 사실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에스크로 제도가 굳이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에게 그렇게 큰 베네핏을 줄 것으로는 확신하기 쉽지 않습니다.

[앵커]
아까 위원님 표현 중에 자생적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거든요. 자생적. 전세제도가 사실 한국전쟁 이후 또 산업화 거치면서 그렇게 자리 잡은 측면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아무튼 지금 전세사기 등으로 전세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는 한데, 그 기점이 된 건 맞는 것 같은데 주거 안정을 돕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면 어떤 고민을 하십니까?


[이은형]
사실 전세사기 같은 범죄에 한정한다면 이걸 사전에 미리 완벽하게 막는 방법은 없습니다. 옛말에도 열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잡지 못한다,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현재로서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이미 작년부터 정부가 발표해온 전세사기 방지대책이 있습니다. 안심전세앱이나 기타 관련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이 내용대로 시행을 하고 시행 과정에서 추가로 지적되는 문제들을 보완해 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집이 있는 사람과 집 살 능력이 부족한 사람 간에 이익이 맞아떨어져서 나온 게 전세제도인데 앞으로 이은형 위원님 포함해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은형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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