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모의 사기 혐의가 처음 제기됐을 때, 사실무근이며 법적 조치를 거론했다. 그러나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 같은 대응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마이크로닷 (이하 ‘마닷’) : 누군가 그렇게 대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저 역시도 괘씸하고 굉장히 화가 났을 것 같다. 당시에는 사건에 대해서 너무 몰랐기 때문에 정말 사실이 아니라고 알고 있었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뉴질랜드에서부터 알고 지낸 외국인 변호사분이 기자분들의 문의를 받으셨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이 저의 공식 입장으로 나가게 됐다.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저를 위해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제가 많이 모자랐던 탓이고, 당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바로 피해자분들을 찾아 뵙고 사죄하며 피해 금액부터 변제했을 것 같다. 당시 저의 부족한 말과 행동으로 고통과 아픔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Q. 부모의 과거이긴 하지만 정말 몰랐나?
마닷 : 정말 알지 못했다. 사건이 터진 이후에야 알게 됐다. 제가 알지 못했던 사실이 뉴스를 통해서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저도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을 믿어야 하는지, 기사를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제가 기억하는 (뉴질랜드에서의) 어린 시절은 정말 가난했다. 집이 아닌 화장터 지하에서 간신히 지냈고 13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어머니는 오전에는 설거지를 오후에는 주방 일을 하셨고 아버지도 청소를 하셨다. 그래서 당시에는 ‘내가 어린 시절을 잘못 기억하고 있나?’라는 의심까지 했었다. 저도 부모님에게 실망하고 화가 나는 부분이 많다. 사실 아직도 부모님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고, 알아가고 있는 부분이 많다.
Q. 뉴질랜드에서 어렵게 지냈다면 피해액 4억 원은 어디로?
마닷 : 당시 부모님이 연대 보증으로 인한 채무와 책임을 지지 않고 도망가셔서 이런 사태가 생겼다. 4억 원의 현금을 모아서 도망치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90년대 당시 한 지역 신문은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젖소 85두와 트랙터 등을 처분한 후 뉴질랜드로 도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마이크로닷은 인터뷰 중 아버지 신 모 씨와 통화해 사실관계에 대해 물었다.
신 씨는 마닷과 통화에서 “당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회사를 설립했는데, IMF로 채무 상환 기한이 당겨졌다. 농장에서는 우유가 계속 생산되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어 3개월 넘게 우유를 버려야 했다. 소에게 먹일 사료는 외상을 받았지만 불황이 계속됐다. 결국 젖소는 50두를 시세의 1/3 가격으로 처분했으며 당시 매입자로부터 대금을 나눠 받기로 약속하고 절반만 받았다. 이 돈으로 급하게 채무를 변제하고 수중에 남은 돈은 168만 원이었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당시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든가 자식들과 다 같이 죽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디든 한국보다 낫겠다는 생각으로 뉴질랜드로 도망쳤다. 땅과 시설 등에 대한 경매가 진행된다면 보증으로 빌린 돈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리석은 저의 실수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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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뉴질랜드로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당했다"거나, "공연장으로 찾아갔지만 마닷이 피했다" 등의 피해자 주장도 있었다.
마닷 : 피해자를 한 분씩 만나는 과정이 오래 걸렸지만 제가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한 적은 없다. 당시 매니저와 공연 주최 측에도 확인했었으나 저를 찾아오신 분은 없었다. 만약 연락이 닿지 않았던 분이 있었다면 죄송하다.
(아버지 신 씨 역시 “20년 동안 뉴질랜드로 찾아왔던 사람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Q. 피해자들과 합의 과정에서 불법 녹취를 했다는 의혹도 있었는데?
마닷 : 녹취를 한 적은 없다. 또한 한 피해자분에게 ‘하늘에서 돈뭉치가 뚝 떨어지면 연락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변명할 자격은 없지만, 그런 말은 절대 한 적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Q. 당시 사건으로 연예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마닷 : 활동 자체를 못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슬프고 아쉽다. 하지만 억울하지는 않다. 피해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상이 안 된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억울할 수가 없는 것 같다. 피해자분들 중에 저에게 인생의 조언을 해주시는 어른들도 많이 계신다. 그래서 억울한 마음은 없고 이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부모님이 저에게 왜 미리 말을 해주지 않으셨을까 하는 것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슬프지만 대중 여러분의 사랑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죄뿐이고 피해자분들에게 합의금을 드리는 것뿐이다. 합의가 모두 끝난 이후에 “빚을 갚았구나. 빚을 갚기 위해 무언가 하고 있었구나” 정도만 알아주셔도 진심으로 감사할 것 같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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