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럽을 찾은 관광객들이 '바가지요금'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첫 여름휴가를 맞아 꿈꿔왔던 여행지를 찾은 만큼 비싼 요금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심리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간) CNN은 '샌드위치를 반으로 자르는 데 2달러 : 이탈리아 관광객들을 겨냥한 터무니없는 바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휴가철 바가지요금 실태를 보도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휴양지에 있는 식당은 손님의 샌드위치를 반으로 자르거나, 전자레인지에 아기 젖병을 데우는 데도 2유로(약 3,000원)를 청구했다. 음식을 나눠먹을 앞접시를 요청하거나 카푸치노에 코코아를 뿌리는 경우도 여지없이 추가 요금이 부과됐다. 또 항구 풍경이 보인다는 이유로 커피 2잔과 작은 물 2병에 60유로(약 8만 8,000원)를 받은 호텔도 등장했다.
이탈리아 소비자보호단체는 이 같은 '미친 영수증(Crazy Receipts)' 사례를 소개하며 올여름 이탈리아 관광지 물가가 성수기 이전보다 약 130% 상승했다고 전했다. 알바니아나 몬테네그로 등 지중해의 다른 관광지 물가와 비교해도 약 240%나 치솟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지중해 해안가에서 내야하는 파라솔 이용요금도 도를 넘었다. 이곳의 호텔과 식당들은 파라솔과 선베드를 설치하고 이용료로 120유로(약 17만 5,000원)를 받았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파로스섬에서는 유료 파라솔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해변이 파라솔과 선베드로 뒤덮혔다며,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쫓겨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지역 신문 니스마틴은 "프랑스 남부 휴양지의 한 식당이 방문객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뒤 이전 여행에서 '돈을 충분히 쓰지 않은' 고객에게는 '9월까지 예약이 다 찼다'고 응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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