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YTN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건설 중인 일부 단지 아파트에서 외벽 철근이 대량 누락된 문제를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무너졌던 검단신도시의 다른 단지의 구조설계를 맡은 업체가 여기서도 설계를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벽 철근 누락 위험성을 LH에 처음 알리고, 전면 재시공을 주장한 감리단장은 교체까지 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A 설계업체.
건물의 하중 등을 계산해 기둥과 벽 같은 공간을 구성하는 구조설계 전문 업체입니다.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구조설계 업무를 담당했고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32개 가운데 15개에서 보강 철근이 빠진 게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업체가 구조설계를 맡은 인근 다른 단지에서 건물 외벽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이번에 새로 드러난 겁니다.
YTN이 입수한 설계도면을 보면, 철근은 설계 단계부터 필요한 양보다 훨씬 적게 넣는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LH와 업체 측은 철근이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하는 과정에서 숫자를 실수로 잘못 적어 넣은 거라고 해명합니다.
원래 12.96㎠가 들어가야 하는 수직 철근을 3.57㎠로, 9.51㎠가 필요한 수평 철근도 3.57㎠로 오기했다는 겁니다.
시공사인 동부건설은 설계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설계도면에 적힌 대로 시공한 만큼,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채기는 어려웠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LH는 해당 시공 현장에서도 철근이 빠졌다는 걸, 철근 누락과 그에 따른 주차장 붕괴로 한창 여론의 뭇매를 맞던 지난 6월에야 인지했습니다.
감리단장에게 처음 들어 알게 된 건데, 이후 대응에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수차례 소집된 대책회의에서 감리단장은 안전성을 완전하게 보장하려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체하고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LH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미 세운 기둥에 모자란 철근을 추가로 덧대 보강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현장 전 감리단장 : 다시 해체하고 콘크리트 타설했을 때 누구도 그 방법에 대해 시비 걸 사람은 없었거든요. LH가 제시하는 증타 공법에 대해선 관계 기술자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고, 나중에 입주자들이 알게 되거나 드러났을 때 시시비비가 있고…]
문제를 제기한 감리단장은 현장에서 빠지라는 LH 측 요구를 거부했다가 되레 소속된 감리업체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뒤 해임됐다고 주장합니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현장 전 감리단장 : (감리업체에서) LH에서 단장을 교체하라고 요구가 왔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들도 어쩔 수 없다 그런 이유였죠.]
이에 대해 LH는 전체를 철거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외부 구조·시공 전문가 자문을 거쳐 보강 방법의 안전성을 검증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감리단장 교체는 이번 건과 관계없이, 감리단 내부 사정에 따른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현
그래픽 : 김진호 김효진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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