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경제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보는 YTN 기획 시리즈.
오늘은 우리 경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뇌관으로 일컫는 가계부채를 살펴보겠습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테마주를 쫓는 투자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가계 부채는 역대 최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먼저 엄윤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부는 올해 초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습니다.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했고,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규제까지 풀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해 12월) : 고금리 상황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저희가 수요 규제를 조금 더 빠른 속도로 풀어나가서….]
이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늘기 시작하면서 지난 4월부터 가계 대출은 오름세로 돌아섰습니다.
사실상 주택 시장이 회복했다는 신호와 함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고금리에 숨어있던 '영끌족'들도 등장했습니다.
[전희수 / 20대 직장인 : 올해 중반부터 집값이 반등하고 있고 대출 정책도 풀려서 많이들 대출을 알아보고 계시더라고요. 지금보다 집값이 더 올라가고 내 기회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나.]
여기에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수요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대출 한도가 늘어나다 보니 실수요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집을 살 기회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지난달) : 50년 만기 대출 같은 것들을 통해서 DSR 규제를 약간 회피하는 방향의 영향을 가진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아예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젊은 층들은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테마주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금은 쏠렸고,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도 급증했습니다.
[이용훈 / 30대 직장인 : 요새는 경기가 어렵다보니까 월급만으로는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봐서 기회가 왔을 때 한번 벌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보니까.]
그 사이 가계 부채는 거침없이 몸집을 키워나갔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더니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바깥에서 위기가 들어온다는 거는 이제 결국은 우리 국민들의 소득이 준다는 거거든요. 갑자기 소득이 감소하면 부채를 상환 못 하고 그럼 가계가 파산하고, 가계 파산이 많아지면 그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결국,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특례보금자리론에 제동을 걸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이미 사후약방문입니다.
정부의 거시 건전성 정책과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이 엇박자를 낸 탓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 빚의 향후 증가 여부는 사실상 부동산 시장 흐름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주택 수요가 한동안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다 보니 그 규모는 늘어나 우리 경제를 계속 짓누를 것으로 보입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kanghk@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