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로의 대표적인 소극장 '학전'이 개관 33주년인 내년 3월 문을 닫습니다.
대표 김민기 씨의 암 투병과 심각한 재정난 때문인데 이곳을 거쳐 간 스타 예술인들이 '학전'에 진 마음의 빚을 갚겠다며 기념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망가지고, 어리숙하게 보여도 스타들은 3천 회까지 온 무대에 다시 서는 게 기쁘기만 했습니다.
[황정민 / 배우 : 3천 회 공연 참가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실수하지 않을까 떨리고.]
[장현성 / 배우 : 저를 배우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고." 피곤할 때 돌아와 위로받을 수 있고.]
대극장 공연 성공에 해외공연까지 잇따라 '지하철 1호선'은 그렇게 계속 달릴 줄로만 알았습니다.
[김민기 '학전' 대표 : 미련하게 하다 보니 3천 회까지 온 것 같습니다. 흥부네 집에 명절날 잔치하는 것 같고.]
하지만 이 공연을 낳은 '학전' 극장은 내년 봄 문을 닫습니다.
오랜 재정난에, 대표 김민기 씨의 암 투병이 겹쳐서입니다.
이관을 생각할 법도 한데 김민기 씨는 거부했습니다.
[박학기,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 기획 : 내가 없이 그 짐을 누구한테 지우며 누가 할 수 있겠니. 그냥 끝나면 조용히 끝나는 거지]
'학전' 출신 가수와 배우들은 '학전' 다운 폐관이 돼야 한다며 기념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폐관 전날인 3월 14일까지 2주간 가수와 배우가 함께하는 무대, 김광석 다시 부르기, 김민기 트리뷰트 콘서트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익금은 김민기 씨와 극장의 부채를 줄이는 데 쓸 예정입니다.
'학전'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김민기 대표의 정신이 스며든 곳이었습니다.
남은 공연들을 흔들림 없이 폐막일까지 하기로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런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은 김 대표의 소박한 바람은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방은진, 배우·영화감독 : '학전 블루'에 김광석 선배 부조가 있지 않습니까? 그 조그만 벽체 하나, 건물주가 바뀌건 어떻게 되건 그건 하나 남겨줬으면 좋겠어라는 게 김민기 선생님의 의견입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촬영기자:박민양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