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연말이면 군 장병들을 위한 모금 활동이 공무원들을 상대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병사들 임금이 높아진 현실 속에 반강제적으로 모금이 이뤄지는 곳이 있어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윤웅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경찰서 산하의 지구대.
최근 군 장병을 위한 성금 모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지구대 차원에서 모금액을 미리 보내놓고 팀별로 돈을 내라고 안내한 겁니다.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이런 갹출이 해마다 비슷하게 강제적으로 이뤄진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경찰청은 성금이 철저하게 자발적 모금이라고 해명하지만, 경찰 전용 익명 커뮤니티에는 부서에서 반강제로 모금했단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불만은 경찰만이 아닙니다.
모금을 희망하지 않는 사람만 회신하라며, 일정 기간 답이 없으면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해 봉급에서 공제하겠다고 안내하는 정부 부처도 있습니다.
군 장병들을 위해 성금을 쓰겠다는 데 선뜻 내지 않겠다고 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공무원들은 하소연합니다.
[세무서 직원 : 아무래도 참여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 말을 해야 된다는 부분에서 선뜻 말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게다가, 과거와 달리 병사들 월급도 많이 올랐는데 언제까지 공무원들이 성금을 내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옵니다.
이처럼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실제 모금액도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낸 성금은 국가보훈부로 전달돼 필요한 군부대에 위문금 명목으로 지급됩니다.
군 장병의 사기를 올린다는 취지로 1968년부터 50년 넘게 이어져 온 군 위문 성금.
하지만 일부 공무원 조직이나 부처에서 반강제적인 모금을 이어가면서 의미가 퇴색된단 지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윤원식
그래픽; 김진호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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