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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러시아의 유일한 통치자…푸틴의 은밀한 조력자들 [한방이슈]

한방이슈 2023.12.18 오후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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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장기 집권'의 길이 열렸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한 철권통치는 이제 다섯 번째 대선 출마로 이어집니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6월,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만 해도 푸틴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였습니다.

위기에 몰린 듯한 푸틴의 모습은 국내외의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다섯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금, 그의 위기는 마치 없던 일처럼 느껴집니다.

푸틴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것도, 다시 살려낸 것도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이 과정에서 푸틴의 러시아 뒤에서 전쟁 비용을 사실상 지원한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인도와 중국이 있습니다.


그들의 은밀한 거래는 푸틴의 정치적 미래와 러시아의 입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자세한 내용, '한방이슈'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러시아, 내년 국방비 2배 증액…자금줄은 원유

러시아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6% 증액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방비를 거의 두 배로 늘렸습니다.

구소련 붕괴 이후 최고치입니다.

GDP의 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체 정부 지출의 3분의 1이 국방비입니다.

증액한 국방비는 예상대로 무기 구입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 장관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우리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군대, 방어능력, 전투기 등 전선에 필요한 모든 것, 승리에 필요한 모든 것이 예산 안에 있다." 말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가해진 가운데 푸틴은 보란 듯이 시장에 엄청난 돈을 풀고 있습니다.

푸틴의 자금줄은 원유 수출입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원유 생산국, 생산된 원유의 대부분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합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유럽행 판로가 차단됐습니다.

더구나 러시아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상한선까지 설정했습니다.
 
 
경제 제재 무력화…'러시아산 원유' 세탁

가격 상한선의 영향으로 값이 싸진 러시아산 원유는 새로운 시장을 찾았습니다.

인도와 중국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인도는 현재 러시아산 원유 수출량의 절반 정도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까지 인도가 수입하는 원유 대부분은 중동산이었습니다.

서방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인도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중국 역시 같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에서 출발한 유조선의 경로를 추적해 보면 약 80%가 중국과 인도로 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러시아에서 인도로 들어오는 원유 대부분이 항구 인근 공장에서 정제된 뒤 다시 세계 시장으로 수출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 등 서방 국가도 포함됩니다.

인도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러시아산 원유는 인도가 수출국이기 때문에 가격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얘기인데 여기서 막대한 차익이 발생합니다.

이른바 '원유 세탁'입니다.
 
 
세탁된 원유 수익 차액은 다시 러시아로?

서방 국가들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세탁해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 중 일부가 러시아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의회 두마 부의장인 표트르 톨스토이는 러시아가 장기전 비용을 어떻게 충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인도를 통해 유럽에 판매한 석유 대금으로 모든 비용을 지불한다." 밝혔습니다.

전쟁 첫해 러시아는 수출로 5,900억 달러를 벌었는데 대부분 석유와 가스에서 나온 수입입니다.

러시아 시민단체(Re:Russia)의 계산에 따르면 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보다 1,600억 달러 많습니다.

전쟁 2년 차인 2023년 수출로 벌어들인 금액은 평균보다 600억 달러 정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쟁 비용이 연간 최소 1,000억 달러에 달하므로 석유로 인한 수입으로 전쟁 비용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셈입니다.
 
 
원유 추가 감산 추진…쐐기 박기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이란 등 OPEC+회원국 정상들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하고 촉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감산은 원유 가격 인상을 의미하고 가격 인상은 수익 증대로 이어집니다.

원유 우회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은 전쟁 비용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고전하며 군수 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병력과 탄약,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강점인 드론의 경우에도 이란에서 제작한 전장용 드론 함대를 대폭 보강해 화력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 의회에서 추가 지원안이 막히면서 당장 내일을 보장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신병 확보 위해 뿌려지는 현금…소수민족 저소득층이 타깃?

원유 수익으로 군사 산업을 증대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러한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전선에 투입할 사병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백인 러시아 민족이 대부분인 모병 광고판과 달리 자원 입대자의 상당수는 소수민족 또는 변방 지역의 저소득층입니다.

이들에게 군 복무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집니다.

자원입대자의 평균 월급은 일반 근로자보다 4배 정도 많습니다.

여기에 전쟁에서 전사하는 경우, 유가족에게 상당한 금액의 보상금이 지급됩니다.

일반적인 러시아 근로자가 30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 보상금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군사 장비와 무기의 생산이 증가하며 전통적으로 군수 공장이 많은 지역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랄산맥 주변 지역이 대표적인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수입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렇게 푸틴의 러시아는 원유 수익을 군사 산업에 재투자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촉진했습니다.

푸틴에게 전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푸틴에게 전쟁은 쌍둥이 같은 존재

푸틴에게 전쟁은 권력을 강화하는 지렛대와 같습니다.

집권 초기부터 반복적으로 전쟁을 벌이며 막강한 권력을 키웠습니다.

1999년 보리스 옐친 정부 시절 47세의 나이로 총리에 오른 푸틴은 2차 체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당시 구소련 붕괴, 이어진 개혁 개방 정책으로 혼란스럽던 러시아 사회에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은 질서와 안정으로 느껴졌습니다.

이후 푸틴은 그루지야 침공, 시리아 내전,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침공 등 23년 집권 기간 꾸준히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푸틴은 이것이 러시아의 침략이 아닌 방어 전쟁, 즉 서방의 침공을 방어하는 문명 전쟁으로 규정했습니다.

화려했던 러시아 제국과 구소련 시절 막강했던 군사력 등 과거의 추억을 소환해 러시아 국민을 민족주의로 결속시킵니다.

푸틴의 통치는 영원한 러시아 문화와 제국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구축됩니다.
 
 
자유보다 질서와 안정…러시아 정신

이에 따라 반체제 목소리는 서방과의 문명 전쟁에 대한 반역 행위로 규정됩니다.

필요할 경우 무자비한 탄압과 폭력도 거침없이 사용됩니다.

언론 자유는 제한되고, 야당 인사들은 구금되거나 암살 위협을 받습니다.

러시아인에게 자유와 경제적 요소는 국가 통합과 사회 질서보다 부차적 요소인 셈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정부는 대부분의 독립 언론사를 폐쇄했습니다.

전쟁과 푸틴에 대한 비판 등 진실을 말하면 범죄가 되는 사회입니다.

폐간된 독립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자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질식 사회, 침묵의 탑이 되었다." 비판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서방 SNS를 금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러나 나토의 동진 정책, 즉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구소련 공화국들의 나토 가입 추진이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 전 러시아 외무장관(1997년 5월) : 구소련 공화국들이 나토(NATO)에 가입한다면, 러시아는 나토와의 관계 시스템을 수정할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러시아는 구소련 공화국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푸틴의 장기집권 세 가지 변수

하지만 푸틴의 장기 집권 계획에는 세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째, 전쟁에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는 러시아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15%로 인상하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섰지만, 전쟁이 지속되며 돈이 계속 풀리면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인의 약 43%는 향후 1~2년 이내에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징집이 이뤄진다면 푸틴의 장기 집권 계획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러시아 국민이 푸틴과 전쟁을 지지하면서도 단호히 반대하는 한 가지, 바로 추가 징집입니다.

2022년 9월 징집령이 발표됐을 때 푸틴의 지지율은 80%대에서 5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당시 죄수들을 징집해 푸틴을 위기에서 구한 건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숨진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입니다.

셋째, 내년 미국 대선도 푸틴에겐 중요한 변수입니다.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가 당선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탈퇴한다면 푸틴의 영토 확장 야망에 날개가 달릴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소셜미디어에 민주당에 불리한 가짜 뉴스 등을 퍼트린다는 의혹을 받는 주된 이유입니다.
 
 
"1945년 파시즘에 승리한 나라. 2022년 파시즘이 승리한 나라"

[블라디미르 푸틴 / 1999년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 독재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독재를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꿈(독재)은 현대 러시아에서는 불가능합니다. 그 열차는 이미 떠났습니다.]

24년 전 현대 러시아에서 독재는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던 47살의 푸틴은 70대가 된 지금도 권력을 잡고 있습니다.

2000년과 2004년엔 무소속으로, 2012년엔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2018년엔 다시 무소속으로 당선됐습니다.

2008년 2회 이상 연임을 제한하는 헌법 규정에 막히자, 총리로 물러나 통치하는 꼼수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사이 개헌을 통해 러시아 대통령의 임기는 4년에서 6년으로 늘었고, 푸틴은 두 차례 더 대통령직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내년 5선에 이어 2030년 6선에 성공하면 2036년까지 무려 36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됩니다.

그때 푸틴의 나이는 84세.

푸틴은 2024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집요하게 이용하며 이념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지만, 모스크바의 적은 그 너머에 있다는 이념론입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될 무렵, 모스크바 붉은 광장엔 이런 반전 구호가 걸렸습니다.

"1945년 파시즘에 승리한 나라. 2022년 파시즘이 승리한 나라"

20세기 나치 독일을 물리치고 파시즘을 몰아냈던 러시아가 21세기 파시즘의 나라로 변모하고 있다는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금까지 양측의 사망자는 최소 2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12월 초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75.8%를 기록했습니다.
 
 
기획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그래픽 : 김현수(kimhs4364@ytn.co.kr)
참고 기사 :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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