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시위'에 백기든 EU...2040년 기후목표서 농업만 제외

[앵커]
기후 위기에 대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까지 줄일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농업 분야는 제외 시켜 농민들의 격렬한 '트랙터 시위'에 백기를 들었다는 지적입니다.

최영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기후 위기를 맞은 유럽 국가들에게 EU 집행위원회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과감히 줄일 것을 권고했습니다.

오는 2040년까지 EU 전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하라는 겁니다.

[보프케 훅스트라 / EU 기후담당 집행위원 : 우리는 기록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고, 기후 변화가 인간의 삶에 가져오는 파괴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권고안에는 농업 분야에 대한 목표는 아예 삭제됐습니다.

당초 초안에는 농업 분야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 대비 30%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는 유럽 각지에서 농민들이 EU의 환경 규제에 맞서 '트랙터 시위'를 벌이는 등 격렬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앞서 집행위는 농업용 살충제의 감축 의무화 법안도 사실상 폐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스 아이크하우트 / 녹색그룹 위한 EU변호사 : EU집행위는 농업에 관한 모든 것을 삭제했습니다. 제발 네덜란드의 실수를 반복하지 마십시오. 농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후 위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집행위가 농민들을 달랠 유화책을 잇달아 내놓은 것은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유럽 각국에서 농민 지지를 등에 업은 이른바 '극우 돌풍'이 유럽의회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이라는 목표가 확정되기까지 정치적 논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종 목표 설정은 오는 6월 EU 선거 이후 구성될 새로운 EU 위원회와 의회에 달려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YTN 최영주입니다.

영상편집 ; 이영훈




YTN 최영주 (yjcho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