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전기버스를 비롯한 전기차 도입이 늘고 있습니다.
전기버스는 승용 전기차보다 덩치가 커서 한 번 불이 나면 진압도 훨씬 어려워 승객들 안전이 염려됩니다.
하지만 불을 끄는 방식도, 대응 지침도 마땅치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커다란 버스 윗부분이 새까맣게 그을렸습니다.
소방관들은 높이 올라가 쉴새 없이 물을 쏟아냅니다.
지난 1월 충전 중이던 전기버스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 모습입니다.
무려 8시간이 넘게 타다 꺼졌는데도 아직도 탈 게 남았는지 8일 뒤에 다시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주차돼 있던 전기버스에서 불이 나 7시간 만에 꺼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전기차 증가와 함께 전기버스 도입도 늘면서 재작년 1건이던 전기버스 화재는 지난해 4건, 올해는 1월 한 달 사이에만 최소 2건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전기버스 크기입니다.
전기차 불을 끄는 데 효과적이라는 '냉각소화' 방식을 쓰려면 수조를 설치해 배터리가 물에 잠기도록 해야 하는데,
전기버스는 차체가 커 수조 사용조차 쉽지 않습니다.
뾰족한 화재 대응 매뉴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숙제입니다.
한 전기버스 제조 업체의 화재 대응 지침서를 보면 '물로 진화하는 것은 적합한 방법이다', '배터리 화재 진압은 소방대에서만 해야 한다' 같은 기초적인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소방지침서 역시 고가차로 높은 위치에서 물을 뿌리라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실정입니다.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안양의 전기버스 사고가 전기버스 차고지라는 나대지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이건 큰 문제가 안 생겼던 거에요. 그런데 지하에서 발생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공동의 매뉴얼이 없는데 이것은 굉장히 문제다.]
전기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어날 거란 전망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민관이 함께 대응에 나서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업체는 화재에 강한 배터리 기술 개발을, 소방은 새로운 진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최근 개발 진행되고 있는 어떤 방제액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재발화가 발생하지 않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내연기관과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과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이에 더해 아직은 배터리가 화재에 취약하단 평가가 나오는 만큼, 안전성 인증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이수연
그래픽 : 김진호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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