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고된 대로 집단 휴진에는 일부 개원의도 동참했습니다.
휴진 참여율이 크진 않았지만, 의정갈등 여파가 동네병원까지 번지며 환자들 불안감은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표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관악구의 한 소아과,
동네 환자들로 붐벼야 할 시간대지만 불은 꺼져있고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굳게 닫힌 문 앞에는 오늘 하루 진료를 쉰다는 안내문이 붙었고, 병원 안쪽에는 의대 증원에 반대한다는 포스터도 보입니다.
휴진 소식을 모른 채 아픈 아이 손을 잡고 병원을 찾은 엄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아이 보호자 : 파업이래서 닫은 거예요? 이거 파업이래서 그런 거예요? 그럼 파업이라고 써놔야지. 그럼 다른 병원도 문 닫은 거 아니에요?]
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에 일부 개원의들까지 가세하며 서울 시내 동네병원 여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정기 휴일이 아닌 날에 갑작스럽게 휴진하면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열이 펄펄 끓는 손주를 데리고 또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서야 하는 할머니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김남순 / 서울 봉천동 : 애가 열도 나고 학교에 못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약을 타러 왔는데 문이 닫아 있어서 좀 황당하네요.]
사전에 휴진을 신고한 개원의는 4%대에 불과했지만, 실제 휴진율은 더 높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전국 모든 병·의원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상황인 만큼 추후 법적 문제가 불거질 것에 대비해 상당수 병원이 개인 사유를 이유로 쉬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주 가던 병원이 문을 닫아 헛걸음했다거나, 휴진한 동네 병원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하자는 등 분노에 찬 글들도 다수 올라왔습니다.
[김진혁 / 서울 인현동 : 보통 일이 아니지 급한데 병원을 못 간다는 거는…. 환자 입장에서는 참 보통 심정이 아니지.]
이틀째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에서도 갑자기 예정된 검사가 취소되며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병원 예약자 (초음파 검사 취소)] : 1년 전에 복부 초음파 예약했는데, 교수님이 안 계신 건지 선생님이 안 계신 건지 취소가 되었다고 문자가 와서요.]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 갈등의 출구는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에서, 애꿎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의료 공백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 : 윤소정·유준석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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