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정진형 앵커, 이은솔 앵커
■ 출연 : 유서현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8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는데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사업장 안에 있는 치과가 이른바 '사무장 병원'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자리 잡은 10여 년 동안치과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타낸 보험금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오늘 사회부 유서현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SK하이닉스 사업장 안에 있는 치과가흔히 말하는 '사무장 병원'이었다는 건데 사무장 병원이라고 하면 비의료인이 운영하는 그런 병원을 말하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네, 현행법상 병원이랑 의원은의료인만 개설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지나친 영리 추구를 막고의료기관의 공적인 역할이위축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데요. 사무장 병원은 이런 법을 어기고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면허를빌려서 운영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SK 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안에 있는 치과가 문제가 됐습니다.의료인이 아닌 치과 사외이사 A 씨가2013년부터 여러 치과의사의 면허를 빌려서치과를 운영해 온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는데요. 경찰은 A 씨가 자금 관리를 도맡는 등이 치과를 사실상직접 운영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치과 전 직원 : 원장한테 급여가 지급이 안 됐다는 걸 얘기를 했죠. 그랬는데 원장이 아무 대답이 없더라고요. A 씨가 자금을 송금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까 이제 연락을 해보겠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앵커]
참 긴 시간. 그러니까 약 11년간 비의료인 사외이사가 치과를 운영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무장 병원은 과잉진료, 과잉 청구 등 논란이 계속돼 왔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무장병원은환자를 위한 진료보다는영리추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더 문제가 된다는 지적입니다. 설립 목적 자체가타인 명의를 빌려수익을 추구하려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사무장 병원은과잉진료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아니면 진료비를 과도하게 청구해서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다, 이런 지적을 했는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준 / 인하대병원 교수 (전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센터장) : 상당히 매출을 강조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고 그러면 정상적인 진료행위를 했을 때 발생하는 매출보다 건강보험에서 보상해줘야 하는 게 더 많아지겠죠. 예를 들어 한 번 (검사)하면 될 걸 두 번 세 번 한다거나.]
[기자]
그리고 건강보험공단도 이러한 문제점을인지하고 있습니다. 건보공단 조사 결과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사무장 병원 1,710곳이 적발됐고,건강보험 재정에서약 3조 4천억 원이 부당하게 지출됐습니다. 하지만 재산 은닉 등으로징수율은 7%도 되지 않아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반적인 사무장 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신 건데 이번에 문제가 된 이 치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금 수십억 원을 타낸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경찰은 이 치과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부당하게 청구한 보험금 규모가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최근까지이 치과에서 진료를 본 환자는5만 3천 명이 넘습니다. 같은 기간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보험금은30억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경찰수사도 지난해 11월 문제를 인지한 건보공단이 이 치과를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진료를 본 환자도 보험금도 상당히 많았는데 이 사무장 치과가 더 이해가 안 가는 게 하이닉스 대기업 본사 안에 있었다는 점에서 더 논란이 되는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것부터 사실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여기 입주하기 위해서는 시설관리 자회사와 3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이 치과가 SK하이닉스 사업장에 입주하기 위해 첫 계약을 맺은 건 2006년이었는데요. 경찰은 지난 2013년부터 치과 사외이사 A 씨가 실질적인 치과 운영을 맡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치과는 이때부터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입찰 경쟁 없이수차례 재계약에 성공했습니다. 전문가들은대기업 사업장 안에 입주해 있으면안정적인 수입이 기대되는 만큼 입주 경쟁이 치열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하는데요. 얘기 들어보시죠.
[임준 / 인하대병원 교수 (전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센터장) : 대기업 같은 데서 굉장히 안정적인 큰 사업장에 만일 들어간다면 비용은 둘째치고 매출 또는 수익이죠.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이 있기에 당연히 그런 쪽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기자]
해당 치과는 SK하이닉스 사업장 안에 있다 보니 외부인 접근이 어렵고 SK하이닉스와 자회사,하청업체 직원들만 출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이천 사업장 안에 있는 SK하이닉스와 자회사, 하청업체 직원들의 숫자가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 직원들의 구강 관련 직장건강검진도 이 치과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런 만큼 진료하는 환자 숫자도 많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금도 많이 청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입찰 경쟁이 없었다는 점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경찰도 이런 부분을 들여다보는 건가요?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경찰수사는 일단 경기 이천경찰서가 하고 있는데요. 의료법 위반 혐의로 A 씨 등치과 관계자 5명을 입건했습니다.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를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치과를 압수 수색했고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해서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또,사업장 안에 입주하는 과정에서특혜가 있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사업장에입주해 온 치과인 만큼 SK하이닉스 측과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고계약 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조사가 꽤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는데 앞으로도 수사 상황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논란 가운데서 SK하이닉스의 입장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SK하이닉스 측은 이 치과에 어떤 지원이나 혜택을 준 적이 없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해당 치과는SK하이닉스의 부속시설을 운영하는자회사 'SK하이스텍'으로부터장소만 임대한 별개의 사업자로임대차 관계에 불과해관리나 감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또, 입주 계약 연장 과정에서 입찰을 진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회사 주변에 다른 치과가 많이 생기면서2021년에 SK하이스텍에서계약 종료를 논의했었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해당 치과가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라 계속 입주를 희망해서 계약을 연장했던 거라고 부연했습니다.
[앵커]
경기 이천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 안에 있는 치과가 이른바 사무장 병원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서 직접 취재했던 유서현 기자와 지금까지 이 문제 짚어봤습니다. 사회부 유서현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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