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씨를 뿌린 밭이 누렇습니다.
지금쯤이면 싹이 나서 푸른 줄기가 땅 위로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구경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당근 파종이 90%가량 끝났지만, 발아가 안 된 곳이 많아 재파종해야 하는 농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이후로 비가 내리지 않은 데다, 무더위에 땅이 바싹 말라 당근 발아에 필요한 수분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발아에 필요한 물을 구하느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고정선 / 제주 당근 재배 농민 : 한 번 집에 가면 갔다 올 동안에 밭이 말라버려요. 그러니까 사람 이거 쉴 시간이 없어 점심도 갖고 다닙니다.]
물을 담아 둔 곳마다 물을 채워가기 위한 차들이 줄 서 있습니다.
밭에 농업용수가 연결돼 있어도 농가마다 사용량이 많아 골고루 쓰기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구좌읍 지역 지하수 관정 50여 곳에서 하루 5,600톤의 물이 공급되는데도 역부족입니다.
지난주부터 제주도와 농협 등이 지원에 나서 한국농어촌공사 저수지 농업용수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은 이 저수지의 농업용수를 대형 차량을 이용해 농민들에게 하루 2,600톤을 추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파종만 하면 가입할 수 있던 농작물 재해보험 조건이 발아율 50% 이상으로 바뀌면서 농민들 애를 더 태우고 있습니다.
[송철주 / 제주 구좌 농협 당근 공선출하회 회장 : 수분이 없거든요. 그러면 발아가 안 돼요. 그러면 농작물 재해보험 들기 전에 재해 받고 있는데도 하나 필요가 없는 그런 보험이 되어버리는 거죠.]
오영훈 제주지사는 구좌읍을 찾아 피해 지역을 둘러 보고, 농작물 재해 보험 가입 조건에 대해서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영훈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가뭄 상황이 지속했을 때는 농민들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데, 현행 지침상으로는 보험 적용이 제한되어 있는데 이 문제는 농식품부와 함께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분간 가뭄 해갈에 충분한 비 예보가 없어, 농민들의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고재형입니다.
촬영기자ㅣ윤지원
자막뉴스ㅣ안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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