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과 가뭄으로 전 세계 작물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면서 가격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히트플레이션'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제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기후'가 됐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극심한 가뭄 피해를 입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올리브 생산량 감소에 직면했습니다.
이탈리아에 최대 올리브 산지 풀리아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 세계 올리브유 절반을 생산하는 스페인도 가뭄으로 열매가 맺히지 않아 농사를 망쳤습니다.
올리브유 가격은 50%나 올랐고 슈퍼마켓에서는 올리브유 절도가 크게 늘었습니다.
[라파엘 알론소 바라우 올리브유 회사 이사 : 수요는 많습니다. 더 많은 고객이 올리브유를 원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공급량은 예년보다 훨씬 적습니다.]
세계 최대 오렌지 수출국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은 오렌지 주스 가격을 끌어 올렸습니다.
최근 오렌지 주스 농축액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주스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까지 나왔습니다.
[오스카 시모네티 오렌지 재배 농민 : 과일이 익지 않거나 일찍 떨어지거나 수확기에 작아집니다. 그러면 무게도 줄고 주스의 품질도 떨어집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도 베트남과 브라질의 가뭄으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도안 반 탕 커피 재배 농민 : 가뭄으로 지역 전체가 말라버렸고, 물 부족이 너무 심해 커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매우 적습니다.]
기후변화가 세계 식량 가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카를로 부온템포 EU 기후변화서비스 국장 : 앞으로 5년의 평균 기온은 지난 5년의 평균 기온보다 거의 확실하게 높을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될 것입니다.]
유럽 중앙은행은 폭염때문에 앞으로 10년 이내에 연간 식량 물가가 최대 3.2%p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체 물가를 1.2%p 밀어 올릴 수 있는 수치입니다.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변동성이 높다는 이유로 식품 가격을 핵심 인플레이션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거세지면서 핵심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때 식품 가격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각국 정부의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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