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거부권' 법안 6개 모두 재표결 끝에 부결되면서 22대 국회 들어 넉 달 동안 폐기 법안만 7번째입니다.
거대 야당은 알면서도 강행하고 소수 여당은 마땅히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는 '쳇바퀴 정국'에 피로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인용 기자입니다.
[기자]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노란봉투법까지, 국회 본회의 재표결을 통한 부결은 예상대로였습니다.
300명 모두 출석을 전제하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재의결이 되는 만큼, 애초부터 단일대오로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 이상 가결 표를 던질 리 만무했기 때문입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27일) :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악법들을 국민의힘이 하나가 되어 단결해서 막아낸 것입니다.]
이로써 22대 국회 들어 벌써 7번째로 법안이 폐기됐습니다.
지난 7월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채 상병 특검법이 22대 국회 첫 폐기 법안이었는데, 같은 절차를 되풀이한 겁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7일) : 민생을 살리고 방송 독립성을 확보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법안을 반대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이번 주 채 상병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지역화폐법 개정안까지 또 다시 거부권 행사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강행하는 건 민생을 챙긴다는 명분과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정치로 인한 반감을 극대화하고, 양 특검법 통과를 위한 압박 수위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박성준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26일) : 범죄와 비리를 덮으려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뛰어넘어 민심과 함께 진실을 밝히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것입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통과되는 법안이 없으니 '실익'은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국민의힘이 비판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가리고 윤 대통령 탄핵 명분을 쌓기 위해서만 골몰한다는 주장입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최고위원 (26일) : 의원 150명 아니라 300명 모으더라도 이재명 대표의 재판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야당이 탄핵이란 폭탄을 지게에 지고 가는 건 길이 아니라, 천길 낭떠러지란 것만….]
다만, 국민의힘도 먼저 나서 정책을 제안하기보단 민주당에 훈수만 두는 것 아니냔 지적도 적잖습니다.
25만 원법 등 법안 제안 때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조율 시도조차 없다 보니 국민 삶에 관심이 있긴 한 거냔 비판입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26일) : 무조건 민주당에 반대하기만 한다 또는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 지지하기만 한다라는 식의 오해를 받아선 안 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27일) : 문제는 국민의 삶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민생 현장이 어떤지를 실제로 살피고 최소한 노력은 해야 될 것 아닙니까?]
당정갈등 등이 맞물리며 협상력 부재로 줄 것 없는 여당과 실익 없이 외치기만 하는 야당.
10월 국정감사를 고려하면 공방은 더 거세져, 아예 '쳇바퀴 정국'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YTN 정인용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연진영
YTN 정인용 (quoteje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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