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골수 혈액과 조직을 채취하는 골수검사를 의사가 아닌 간호사도 할 수 있는지를 두고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의료법이나 간호법이 개별 행위에 대한 판단을 규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대법원에서 간호사 업무 범위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의사들이 종양 전문 간호사에게 골수 검사에 필요한 검체를 채취하도록 지시했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쟁점은 골수 채취가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인지, 아니면 의사 감독 아래 간호사도 할 수 있는 진료 보조행위인지 여부였습니다.
앞서 1심 법원은 재단에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골수 채취가 의료 행위라며 원심 판단을 뒤집고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심리로 열린 상고심 공개변론에선 검찰과 재단 측 변호인이 각각 의료계 종사자들을 참고인으로 대동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검찰 측은 골수검사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의료행위인 만큼 간호사가 시행한다면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설령 진료 보조행위라고 가정해도 신경손상이나 출혈 등 합병증이 일어났을 때 간호사가 판단과 대처를 할 수 없는 만큼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와 감독은 필수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재단 측은 골수검사는 시술 과정이 단순해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 없고 중대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혈액학 전공 의사가 다수 포함된 대한혈액학회에서 숙련된 전문 간호사라면 검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간호사가 골수채취를 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료계 안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이번 대법원 판단은 의료 현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양측 진술과 의견서 등을 토대로 대법관들 간 합의를 거쳐 결론을 내릴 예정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영상편집 : 이자은
디자인 : 백승민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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