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 결혼 얘기하더니...딥페이크에 속아 630억 털린 남성들

게티이미지뱅크 /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홍콩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남성들에게서 수백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CNN 등 보도에 따르면 딥페이크 기술로 사기꾼의 얼굴을 가짜 여성의 얼굴로 바꿔치기한 뒤 피해자들을 속여 3억 6천만 홍콩달러, 우리 돈 약 631억 9,440만 원을 가로챈 홍콩 범죄 조직원 27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조직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피해자들과 접촉, 딥페이크로 만든 미녀의 사진을 이용해 호감을 샀다. 성격·학력·직업 등 여러 면에서 완벽한 가상의 여성을 만들어 피해자들과 대화하며 신뢰를 쌓았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 후엔 결혼을 거론하며 가짜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기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조작된 수익 거래 기록을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피해자들은 여성만 믿고 돈을 쏟아부었으나, 이후 돈을 인출하지 못하자 그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기 조직은 지난해 10월부터 활동하면서 1인당 월 10만 홍콩달러, 우리 돈 약 1,750만 원 가량의 범죄 수익을 올렸다. 체포된 조직원들은 21~34세 사이의 젊은이들이었으며 대부분 고학력자였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해외 IT 전문가들과 협력해 가짜 암호화폐 플랫폼을 구축하고 피해자들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홍콩, 중국 본토, 대만, 인도, 싱가포르 출신 등 다양했다.

CNN은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으로 잠재적 피해자들이 속아 넘어갈 확률이 커졌고, 이에 홍콩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