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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살해 후 간 꺼내 먹은 '영웅파' 조폭 보스, 사형 선고 반발하며 항소까지

2024.10.28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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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살해 후 간 꺼내 먹은 '영웅파' 조폭 보스, 사형 선고 반발하며 항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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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10월 28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현태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영웅파의 대원이던 유덕희는 범행 이후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조직을 배신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죠. 결국 유덕희는 서울지방검찰청을 찾아가 자수했습니다. 범행 닷새 만의 일이었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유덕희가 자수를 망설였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아주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유덕희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과연 어떤 증명을 해 보였을까요?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이현태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이현태 변호사(이하 이현태): 로엘 법무법인의 이현태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최근 MZ 조폭 전성시대라고 해서 뉴스도 많이 나오던데 예전 조폭들과는 수법이나 조직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모양이더라고요.

◇이현태: 올해 들어 검거된 조폭의 연령대는 MZ세대가 71.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조폭이 번화가 상권 관리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면 MZ조폭은 가상화폐와 같은 온라인 범죄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어 그 수법이 많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또 조직 형태도 과거에는 조폭이 단일 조직으로 유지가 되었던 반면, MZ 조폭은 분산되어 범죄를 저지르는 점조직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원화: 오늘 다뤄볼 사건은 MZ 조폭은 아니고요. 우리가 흔히 조폭 하면 떠올리던 그런 집단에서 벌어진 사건인데요. 시작은 역시 술이었죠?

◇이현태: 이 사건은 1999년 10월 22일 새벽 5시쯤 대전 서구 탄방동에 있는 한 편의점 앞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폭력 조직이었던 영웅파 조직원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는 이순철 창종빈, 박재범, 유덕희, 정덕수, 곽종길이라는 인물들이 있었고, 창종빈의 여자 지인 2명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술을 마시던 중 곽종길이 선배들에게 욕설을 하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원화: 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 분들이 있어요.

◇이현태: 이처럼 곽종길의 주사는 하극상이었습니다. 곽종길은 술을 마시면 선배들을 업신여기는 등 주사가 심한 편이었는데, 특히 1급 신체 장애인이었던 창종빈에게는 더욱 심했습니다. 평소에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술이 깬 후 사과하고는 앞으로는 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 이렇게 다짐하며 넘어가곤 했었죠. 이런 곽종길이 그날 편의점 앞에서 또다시 주사를 부렸고, 심지어 창종빈의 여자 지인들까지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욕설을 퍼붓고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까지 했던 것이죠. 이를 보다 못한 창종빈이 맥주병을 바닥에 깨뜨리며 경고를 했고, 이에 대해 곽종길이 조롱하며 되들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박재범이 곽종길를 쓰러뜨린 뒤 머리에 발길질을 했고, 결국 곽종길은 바닥에 넘어진 채 기절해 버렸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편의점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그렇게 편의점 앞에서의 상황은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이원화: 경찰이 바로 출동을 했나요?

◇이현태: 기절한 곽종길을 승용차 뒷자리에 밀어넣고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뒷수습을 하기 위해 유덕희만 현장에 남겨두고는 이순철, 창종빈 등은 기절한 곽종길과 함께 차를 타고 합숙소로 향했고, 박재범은 택시를 타고 그 뒤를 따랐습니다.

◆이원화: 폭행을 당한 곽종길이라는 조직원 정신을 좀 차렸나요? 이번에도 내가 잘못했다 사과를 했으려나요?

◇이현태: 합숙소에 도착한 후 기절한 곽종길을 거실 바닥으로 옮겼는데, 이때 정신을 차린 곽종길이 오늘 나 못 죽이면 내가 너희를 다 죽여버리겠다라고 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박재범이 야구방망이를 집어들고 곽종길을 다시 사정없이 내리쳤습니다. 곽종길은 맞으면서도 같은 말을 반복했고, 이번에는 이순철이 그 야구방망이를 넘겨받아 또다시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곽종길은 본 정덕수가 빨리 병원으로 옮기자고 했는데, 창종빈이 이를 반대합니다. 곽종길이 병원에서 죽어도 문제고, 살아도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결국 이들은 곽종길을 그 자리에서 죽이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원화: 상황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을까 싶은데, 그래서 이후에 어떻게 됐습니까?

◇이현태: 이들은 야구방망이와 쇠망치 등으로 곽종길을 계속 폭행하다가 복부를 칼로 찔러서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회칼 3개를 이용해 욕실에서 시체를 토막을 내고 이빨, 지문까지 없애는 등 해체극을 벌여 최대한 범행 흔적을 없애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창종빈과 박재범은 비밀 유지를 위해 유덕희까지 죽여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유덕희가 곽종길의 절친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때 이순철은 만약 유덕희를 죽이게 되면 자기 애인인 강정숙도 죽이자는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유덕희에게 너도 죽고 싶지 않으면 동참하라 협박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덕희는 자신도 곽종길처럼 죽게 될까 봐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같은 편이라는 증거를 보여주고자 조직원들에게 이런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원화: 어떤 제안이었을까요?

◇이현태: 이 일을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각오를 다지자며 곽종길의 시체에서 간을 꺼내 나눠먹자는 엽기적인 제안을 합니다. 이에 이순철은 언론 옆방에서 강정숙을 불러내 함께하자고 하죠. 그렇게 곽종길의 시체에서 간을 꺼낸 후 조직원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였고 조각낸 간을 소주와 함께 나눠 먹으며 이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자며 맹세합니다.

◆이원화: 정말 잔인함을 넘어서 엽기적이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것 같은데, 방금 말씀해 주신 이순철이라는 인물 이 사람이 이 조직의 보스였나 보죠?

◇이현태: 네 맞습니다. 이순철은 1967년 9월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는데 매우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풍족하지 못했지만 번듯한 일자리가 없었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자식들에게 폭력까지 행사했던 거죠. 그래서인지 이순철은 유년 시절부터 노상 강도짓과 패싸움을 일삼았습니다. 그러던 중 1999년 살인죄로 수감되었던 이순철이 가석방으로 출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순철은 출소하자마자 소년원에서 만난 친구와 후배들을 불러 모은 후 이 폭력 조직인 ‘영웅파’를 결성하게 됩니다. 이 영웅파는 청부폭력과 사설 경우 보험사기와 같은 분야에 손을 대면서 자금을 마련했고, 이렇게 모은 돈으로 대전에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의 전세를 얻어 합숙소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이원화: 살인 전과가 있었던 인물이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요.

◇이현태: 네, 이순철이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건 그가 22살이었던 1989년이었습니다. 소년원 동기들과 광양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먹다가 다른 일행과 시비가 붙었는데 상대방 중 한 명이 낫을 들고 달려들자 이를 본 이순철이 칼을 꺼내 그의 허벅지를 칼로 찔렀고, 그 상대방은 결국 과다출혈로 죽게 됩니다. 이 일로 이순철은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0년 8개월 만인 1999년 5월 27일 가석방으로 출소하게 됩니다. 살인은 이때가 처음이었지만, 사실 이순철은 13살 때부터 소년원을 들락거렸습니다. 소년원 동기들과 무리지어 다니며 패싸움을 벌였고, 갖가지 죄명으로 살아온 날의 절반을 소년원과 교도소에서 보냈었죠. 그래서 결국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이들은 곽종길의 사체를 단순히 토막낸 것이 아니라 치아를 부수기도 하고 지문을 없애는 등 신원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토막난 시신을 쓰레기봉투 11개에 나눠 담아서 승용차에 싣고 야산으로 가 20m 간격으로 3개의 구덩이를 파고 암매장했습니다. 그렇게 이 사건이 그대로 덮이는 듯 했으나 그로부터 일주일 후 범인 중 1명이 서울지방검찰청에 자수하면서 범행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원화: 누가 자수했던 겁니까? 곽종길과 친했다는 그 유덕희였나요?

◇이현태: 네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유덕희가 자수했던 겁니다. 이후 서울지검은 대전지검과 공조 수사를 벌여 영웅파 조직원 6명 전원을 검거했고, 유덕희가 알려준 암매장 현장에서 뼈와 살이 따로 흩어져 있는 사체를 발굴해 냅니다. 그리고 이들의 합숙소를 압수수색해서 200여만 원의 현금과 수표, 예금통장 13개와 칼, 야구방망이 등 범행 도구를 압수했습니다.

◆이원화: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죠?

◇이현태: 1심에서 재판부는 이순철, 박재범, 창종빈에게는 무기징역, 정덕수에게는 징역 2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원만식과 유덕희에게는 징역 8개월과 징역 2년, 그리고 이순철의 동거녀인 강정숙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두목 이순철에 대해서 1심보다 높은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른 피고들에 대한 형은 그대로 유지가 됐고요.

◆이원화: 어떻게 해서 뒤집혔던 거죠?

◇이현태: 항소심 재판부는 이순철에게 사형을 선고하면서 피해자를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한 데다 살해 후 간을 꺼내 나눠 먹는 등 범행의 흉포성, 살해 수단과 그 과정의 잔혹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며 사회에 준 엄청난 충격, 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 인명을 경시한 범죄에 대한 경고라는 일반 예방적인 측면에서 극형이 불가피하다고 하며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원화: 진짜 황당한게요. 이순철이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반발도 했던 모양이더라고요.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기도 했죠?

◇이현태: 이순철은 사형 제도는 국민의 생명 존중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상고했고,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형 제도가 위헌이라는 이순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또 이순철은 사형수가 된 후 약 7년간 3번의 자살 시도와 두 번의 탈옥 계획을 세웠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상고심 재판 중이던 2000년 8월 창종빈은 유서를 남기고 창문에 목을 매달아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원화: 유서에서 특이한 점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었나요?

◇이현태: 창종빈이 남긴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순철은 제가 시켜서 한 일입니다. 이순철을 살려주십시오. 이순철은 정이 없이 자라서 제가 살갑게 대하니 저에게 정을 주고 제 말이라면 다 들었을 겁니다라고요. 사실상 유서라기보다는 이순철 단 한 사람을 위한 탄원서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순철은 유서를 근거로 사건 발생 10년 만인 2019년 12월 본인은 주범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재심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원화: 재심 어떻게 됐습니까?

◇이현태: 물론 법원은 이순철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원화: 사실상 사형수라고 해도 집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이순철 같은 경우는 무기징역이나 다름없는 그런 상황이란 말이죠. 그런데도 재심을 청구했다. 무기징역을 내려달라 했다는 건 결국 가석방을 노렸다 이렇게 봐야겠죠?

◇이현태: 네 맞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사형 제도가 실질적으로 폐지되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형과 무기징역의 유일한 차이는 가석방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원화: 실제로 이순철이 과거에 살인을 저지르고 실형을 받고 복역을 하다가 중간에 가석방으로 한 번 나온 전력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이번에도 그런 걸 좀 고려를 하지 않았을까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형수 같은 경우는 그러면 가석방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봐야 됩니까?

◇이현태: 사면법에 따라서 사면되거나 감형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이원화: 사면이 되거나 감형이 된다면 그 이후에는 또 가석방을 한번 논해볼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죠?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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