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4년 11월 25일 (월)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류현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자식에 대한 체벌, 심각하다면 이혼 사유 될 수 있어
- 이혼 후 자녀에 대한 지원 받을 수 없지만 재산분할 시 금전 지원 명시 가능
- 남편, 자신의 폭력에 대해 반성한다면 법원 통해 부부 상담 또는 가족 상담 이용 가능
- 한 번 이혼 소송 취소한 경우 동일 사유로 재소송 제기 불가능
□ 사연자 : 저희 남편은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재직했는데 직장에서나 지인들 사이에서 점잖고 올바른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저에게도 연애 때와 다름없이 잘하지만, 아들에게만은 예외였습니다. 남편은 아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고 높은 기준을 들이댔습니다. 아들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매섭게 훈육했는데 종종 체벌도 했습니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덩치가 커지고 사춘기가 오자 남편에게 반항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아들은 사사건건 부딪쳤고, 제가 아들 편을 들면 남편은 저에게도 험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한 달 전...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날도 남편은 성적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체벌하려고 했는데 아들이 맞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극도로 흥분해서는 아들을 손과 발로 사정없이 구타했습니다. 제가 옆에서 말려봤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한참을 맞던 아들은 남편에게 겨우 벗어나 집 밖으로 도망쳤고 그 길로 경찰서에 가서 남편을 신고했습니다. 현재 남편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아들은 더 이상 아버지와 살 수 없다면서 이혼하지 않으면 저와도 인연을 끊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남편이 너무 폭력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함께 살기 무섭습니다.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살고 싶은데, 이혼할 수 있을까요?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배우자가 아닌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할 수 있을까요?
◆ 류현주 변호사(이하 류현주) : 일단, 우리 법은 재판상 이혼사유로 6가지를 정하고 있는데, 자녀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직접적인 이혼사유로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부모, 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사유로 직접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이 민법 제 840조 제 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해당할 수는 있겠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남편의 아들에 대한 체벌이 형사적으로 처벌 받을 정도로 중대한 수준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체벌이 수년간 지속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사연자분과도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도라면, 남편이 사연자 분을 직접적으로 폭행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조인섭 : 아들이 고등학생인가봐요. 곧 대학생이 될텐데, 사연자분이 이혼을 한다면 성인이 된 아들의 대학등록금, 생활비 등을 보조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류현주 : 이혼 후에 자녀에 대한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양육비’ 뿐입니다. 그런데 양육비는 만 19세 미만인 미성년 자녀에 대해,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지급하는 금원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녀가 성년이 된다면 법적으로는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명분이 없게 됩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또는 결혼할 때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일부 고려해서 금전적인 분할이 이루어 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재산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 뿐만 아니라 향후의 부양적사정도 고려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혼 판결이 아닌 조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에는 당사자간 합의를 해서 조정조서에 ‘자녀에 대한 대학 등록금 중 1/2를 부담한다’, ‘자녀의 결혼식 비용을 부담한다’는 등의 내용을 추가로 기재하기도 합니다.
◇ 조인섭 : 만약에 소송 제기 후 남편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연자분은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될까 두려워합니다. 이럴 때 법원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 류현주 : 네. 그렇다면 사연자분께서도 많이 고민 되시겠습니다. 이혼 소송은 일반 민사소송과는 달리 가족간의 문제가 기반이 되고, 또 신분 관계에 큰 변동을 줄 수 있는 소송이기 때문에 서면과 증거만 가지고 판단을 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법원이 후견적인 개입을 해서 여러 가지 조정조치들을 하는데요, 그 중에 부부상담, 또는 가족 상담 같이 전문 심리상담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있습니다. 비용은 국가에서 댑니다. 사연자 분의 남편이 이혼 소장을 받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신다면, 이러한 상담 절차를 이용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남편도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자기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고, 사연자분께서도 남편이 어떠한 태도로 상담에 임하는지를 지켜보시면서, 개선의 여지가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폭행 피해자인 아들에 대해서도 심리검사와 상담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피해자인 아들이 아빠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거든요. 이러한 경우 자녀를 포함한 가족 상담의 형태로도 진행이 가능합니다.
◇ 조인섭 : 조정이 한번 불성립되어 소송으로 진행 중이라면, 이제 더 이상 조정은 할 수 없는 건가요?
◆ 류현주 : 먼저, 이혼소송은 ‘조정전치주의’라는 절차가 적용이 됩니다. 즉, 소송 절차 중에 반드시 조정을 한 번은 거쳐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혼 소송 외에도 상속소송 등 가족간에 이루어지는 소송인 경우에는 보통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됩니다. 다만, 조정 기회가 딱 한 번만 있는 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조정을 여러번 해볼 수도 있습니다. 소송 초기에 조정이 불성립 되었어도,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다시 조정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고요, 혹은 조정시 서로 입장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경우라면 다시 한번 조정기일을 속행해서 재협의를 해보기도 합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이 한 번 이혼 소송을 했다가 취하한다면, 같은 사유로 다시 이혼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류현주 : 민사소송법 상에는 어떠한 사건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재소금지의 원칙’이 있습니다. 즉, 1심 판결을 받은 후 항소심 진행중에 소를 취하하거나, 항소심 판결을 받은 후 대법원 심리 진행 중 소를 취하한 경우 등에는 동일한 사유로 다시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은 가사소송에도 준용되기 때문에, 이혼소송에서도 1심판결을 받고 항소심 진행 중에 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동일한 사유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일부 재판상 이혼사유의 경우에는 안 날로부터 6월,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라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겠습니다. 다만, 소를 취하한 후에도 그 전에 있었던 문제가 반복되거나 새로운 유책 사유가 발견되는 경우 등에는 당연히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남편이 아들에 대한 체벌이 중대한 수준이라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혼 후 성인 자녀의 대학 등록금이나 생활비는 지원받을 수 없지만 재산분할 시 금전 지원을 명시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법원에서 제공하는 부부 상담이나 가족 상담을 이용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정이 불성립된 후에도 이혼 소송 중 다시 조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이혼 소송을 취하한 경우 동일한 사유로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으며 소송 전 문제가 반복되거나 새로운 유책 사유가 발견되면 다시 이혼 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류현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류현주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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