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월가를 뒤흔든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에게 미 법원이 앞서 내린 징역 18년형 형기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미국 뉴욕 남부 연방 법원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18년 형기 중 후반부 6년 6개월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해 달라는 황 씨 측의 요청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황 씨의 요청에 대해 "건강 문제를 가진 다른 피고인들을 대우하는 것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거부 사유를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 20일 황 씨는 선고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받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황 씨를 법정 구속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뉴욕남부지검은 2022년 4월 황 씨가 360억 달러(약 50조 4천억 원) 규모의 회사를 몰락시키고 대출기관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시세 조작을 했다며 재판에 넘겼습니다.
황 씨는 지난 2020년 투자은행들과 파생 상품인 총수익 스와프(TRS)와 차액 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 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약 70조 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황 씨의 차입금은 당시 1,600억 달러(약 224조 원)까지 폭증했지만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회사가 파산했습니다.
이로 인해 투자 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스위스 투자 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S)는 황 씨가 설립한 아케고스와의 거래로 맺은 손실로 인해 경쟁사인 UBS에 인수되기도 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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