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르헨티나 동포사회가 위기 상황에서 우리 동포를 구한 한 택시 운전사 선행 소식에 훈훈한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70대 한인 여성을 습격한 강도들을 제압한 아르헨티나 택시 운전사 사연인데요.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한인회가 감사패와 성금을 전달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덕주 리포터가 소식 전해왔습니다.
[기자]
거리를 배회하던 한 남성이 별안간 뒤에서 여성을 습격합니다.
단숨에 여성을 넘어뜨리고 가방을 빼앗은 뒤 근처에서 대기하던 다른 남성의 오토바이에 올라탑니다.
얼마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인 타운 거리 CCTV에 찍힌 영상입니다.
아찔한 상황에서 2인조 강도단의 도주를 막아 세운 건 한 택시 운전사의 기지였습니다.
[까를로스 에스뻬란사 / 택시 운전사 : 마트에서 나오고 있었는데 (강도들이) 어떤 아주머니의 가방을 낚아채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오토바이와 충돌했습니다. 아주머니에게서 6개월 전에 돌아가신 제 어머니가 보였습니다. 그분도 제 어머니와 같은 나이였다고 합니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저는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택시 운전사의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자인 77세 한인 여성은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사건이 종결된 상황.
문제는 다른 곳에서 나왔습니다.
까를로스 씨의 택시가 사건 당시의 충돌로 전면부가 긁히고 찌그러진 것은 물론 차량 내부 에어컨과 라디오가 망가지면서 영업이 어려울 정도가 된 것입니다.
[까를로스 / 택시 운전사 : (충돌로 인해) 택시가 많이 부서졌습니다.]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까를로스 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한인 동포들!
한인 여성을 구한 까를로스 씨의 용기 있는 행동에 보답하기 위해 성금 모금 운동을 시작한 겁니다.
한인 한 명 한 명이 십시일반 모은 수리비를 까를로스 씨에게 전하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강진 / 아르헨티나 한인회 부회장 : 차가 좀 많이 망가졌더라고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잡아야겠다고 그냥 차로 쳤다고 그러더라고요. 후회 안 하냐고 했더니 자기는 절대 후회 안 한대요. 한인회 단체 채팅방에 모금 운동 광고를 냈죠.]
까를로스 씨는 동포들이 내민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까를로스 / 택시 운전사 : 한인회가 제게 도움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가족들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얼마 뒤 열린 한인회 행사에 초대된 까를로스 씨.
까를로스 씨는 동포들이 마련한 감사패를 품에 안고 잡채와 김밥이 담긴 맛있는 한식 한 끼를 경험합니다.
순간의 용기가 빚어낸 소중한 인연이 동포사회의 연대와 감사 속에서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YTN 월드 정덕주입니다.
YTN 정덕주 (bgy06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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