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하며 수업을 거부 중인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F학점을 받은 성적표를 인증하고 나섰다.
8일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반대 수업 거부 기록'이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F학점을 받은 성적표 캡쳐 사진 49개가 올라왔다.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하며 수업 거부에 동참한 동덕여대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표를 올리고, 그들이 F학점 인증 릴레이에 참여한 배경을 함께 적었다.
특히 경제학과 학생이 여섯 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성적표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 학생은 "전액 장학금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의에 침묵하라고 배운 적 없다. 비겁함이 옳다고 배운 적도 없다", "돈보다 학생들의 권리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버려질 내 젊은 날의 시간을 감안하고 지금 이 순간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2과목은 F학점을, 한 과목은 A+를 받은 또 다른 학생은 "마지막 학기였는데 졸업 포기했다. 후배들에게 문제 떠넘기고 혼자 졸업하기 부끄럽다. 연대한다"고 밝혔다.
6과목 중 2과목만 F학점을 받은 학생은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교에 다닐 수 없어서 최소 이수 학점인 12학점, 평점 2.5점을 넘기기 위해 부분적으로 수업 거부에 참여했다"며 "이번 수업 거부로 인해 전과 합격이 취소되더라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동덕여대 측은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 기말고사, 성적 처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출석률 미충족과 기말고사 미응시 교과목은 예외 없이 'F' 처리된다"고 공지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단과대 대표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대학 측에 "'공학 전환 논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질 때까지 본관 점거와 자발적 수업 거부를 이어가겠다"고 맞섰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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