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워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된 제1야당 독일대안당(AfD)에 대한 독일 정치권의 '방화벽'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뮌헨안보회의(MSC)는 내년 2월 개최되는 연례 회의에 연방의회에 진출한 모든 정당의 안보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초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초청 명단에 오르지 못했던 AfD 소속 의원들도 회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현재 AfD 의원 중 10명은 외교위원회, 9명은 국방위원회에 소속돼 있습니다.
난민 추방을 주장하는 AfD은 지난 2월 총선에서 20%가 넘는 득표율로 연방의회 제1 야당으로 부상했습니다.
냉전 시기 서방 진영의 안보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MSC는 매년 2월 각국 외교·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정보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국제 안보 문제를 논의합니다.
민간 독립 재단이지만 독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MSC는 AfD와 어떤 경우에도 협력하지 않는다는 독일 원내 정당들의 원칙이자 금기인 '방화벽'을 반영해 AfD 소속 의원들을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MSC가 내년 행사에 AfD을 초청하기로 결정한 게 미국의 눈치를 본 결과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2월 MSC 연설에서 AfD 배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독일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은 MSC 행사 기간 당시 독일 총리였던 올라프 숄츠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행사에 초청받지 못한 알리스 바이델 AfD 대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MSC 측은 AfD 초청 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미국의 압력과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정치 컨설턴트 요하네스 힐리예는 "MSC가 밴스 부통령의 비판에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MSC가 AfD 의원들을 행사에 초청하더라도, 기밀을 다루는 비공개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AfD가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심 때문입니다.
집권당인 기독사회당(CSU)의 원내대표 알렉산더 호프만은 AfD와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그쪽으로 정보가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안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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