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및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에너지 가격 정보 업체인 OPIS의 실시간 정보에서 미국에서 휘발유 평균 소매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를 가늠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평가가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높은 에너지 가격이 전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큰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국제유가는 그해 6월 배럴당 100달러를 치솟았고,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급등한 물가는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큰 부담이 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력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것은 미국 소비자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뉴욕 상품 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23달러로 전장 대비 6.3% 급등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국제유가 급등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공존합니다.
지난해 미국 원유 가격은 평균 배럴당 65달러였는데 원유 가격이 10달러 오를 때마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약 25센트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기준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98달러로, 1년 전보다 약 12센트 낮은 수준입니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는 지난 1월 기준 가스와 전력 비용이 소비자 물가 지수(CPI)를 9.4% 높인 반면 자동차 연료 가격은 CPI를 9.4%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짚었습니다.
또 "전기 요금이 오르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하락해 온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누린 강한 순풍 중 하나였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장기적인 유산이 단기적인 경제적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쓸 수 있는 수단들도 있는데 현재 4억1천500만 배럴인 전략 비축유(SPR) 방출도 그중 하나입니다.
국제 전략 문제 연구소(CSIS)는 현재 분쟁이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은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규모에 달려 있다고 봤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더 높은 수준의 공급 차질 위험이 장기화할지의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시버트 파이낸셜은 "휘발유 가격이 미치는 심리적인 효과는 강력하다"며 "소비자들이 매일 체감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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