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 개념을 삭제하는 등 '두 국가' 노선을 제도화한 것으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다만 남측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조항까진 신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처음 규정한 건 2023년 말입니다.
[조선중앙TV (2023년 12월) : 북남은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습니다.]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이를 제도화하겠다고 예고했지만, 북한 매체들은 그 결과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헌법 명칭을 개정한 사실만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3월)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개칭하는 것을 비롯하여….]
최근 확보된 북한의 개정 헌법을 보면 김 위원장의 예고대로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 조항을 삭제하는 등 '두 국가' 노선이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와 접하고, 남쪽으론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다고 영토를 규정했는데, 남북 간 분쟁 요인이 될 수 있는 NLL 등 경계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또 기존 헌법 서문과 본문에 있던 '북반부'나 '조국통일' 등 동족이나 통일 개념을 통째로 들어내는 등 '두 국가' 노선이 명확히 반영됐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예고와 달리 한국을 '적대국'으로 못 박은 내용은 없었습니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 정상국가화라는 북한의 오래된 목표를 생각해보면, 정상국가화 과정에 그런 전투적 표현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요.]
헌법 서문에 있던 김일성, 김정일 선대 업적과 관련한 내용도 삭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특히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 무력 지휘권이 처음 명기됐고 위임 근거 조항도 신설됐습니다.
이 밖에도 '무상치료', '세금 없는 나라' 등 현실과 동떨어진 사회주의 무상복지 조항도 모두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촬영기자 : 고민철
영상편집 : 정치윤
디자인 : 김진호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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