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우마다 '인생 캐릭터'가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면서 배우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표적인 이미지를 말합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강렬한 인생 캐릭터가 있지만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연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믿고 보는 배우 박성웅입니다.
끊임없는 도전의 아이콘 박성웅 배우를 박순표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후~ 뭐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 / 죽기 딱 좋은 날씨네.]
스크린을 압도하는 싸늘한 눈빛, 차갑고 건조한 대사.
영화 '신세계'에서 '이중구'는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의 독보적인 캐릭터 가운데 하나입니다.
뼛속까지 조폭일 것 같은 배우 박성웅은 의외로 고시를 준비하던 법대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배우가 됐냐고 물었더니 '행복]'과 '영웅본색', 두 단어가 돌아옵니다.
[배우 박성웅 : 공부를 하는데 현타가 이제 오더라고요. 이게 뭐하는 짓이지, 누구를 위한 인생일까? 생각을 하다 보니까 내가 행복할 걸 찾자. 근데 난데없이 갑자기 연기를 하고 싶은 거예요. 배우, 근데 그게 오래전부터 답습이 됐나 봐요, 제가. 중학교 때 봤던 영웅본색이라는 영화에서. /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그 밑의 면에 깔려져 있었나 봐요. 그래서 그걸 툭 누가 건드려 줘야 되는데 제가 그걸 스스로 24살 때 건드리게 된 거죠.]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30대 중반까지 10년 넘게 영화와 드라마 단역을 전전했지만 버틸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차근차근 다져진 연기 내공으로 '미스터 소크라테스', '태왕사신기'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신세계'로 잠재력을 폭발시킵니다.
[배우 박성웅 : 와~ 저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캐스팅돼도. 캐스팅 되기까지가 너무 힘들었고, 촬영하면서도 제 대사가 그렇게 유행어가 될지는 1도 생각한 적 없어요. 살려는 드릴게, 죽기 딱 좋은 날씨 내 이런 것들이]
고민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중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배우 박성웅 : 10년은 엄청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벗어나야겠다, 벗어나야겠다, 근데 못 벗어나겠더라고요. / 지금 스무 살짜리 대학생 애들이 저한테 중구 형님이라고 그래요. 얘들이 7살 때 나온 영화예요. 근데 얘들도 지금 보는 거잖아요. 이 영화를. 근데 지금 봐도 영화가 때깔이 안 후져요. 스토리도 그렇고 배우들 연기도 그렇고. 그래서 내가 왜 이걸 굳이 벗어나려고 하지? 응! 그냥 즐기자. 더 느끼고. 대신 다른 작품에서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돼, 그러다가 뭐가 하나 또 나오면 그게 또 회자가 되겠지.]
냉혹한 조폭에서 인간미 넘치는 형사, 금융 사기범에서 지적인 아나운서까지, 작품마다 얼굴을 바꿔가며 최선을 다했고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가도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배우 박성웅 : 두 가지 부류의, 그러니까 알파치노 형님이랑 로버트 드니로 형님이라 똑같은, 알파치노 형님은 어딜 나가도 다 알파치노, 드니로 형님은 다 달라요. 그러니까 인턴 같은 작품을 하시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도. / 저런 배우가 되야겠구나 / 제자들한테 항상 하는 얘기가 배우가 무슨 뜻인 줄 알아? 배우가? 배자가 한자로 쓰면 사람 인에 아닐 비야, 배, 사람이 아닌 게 사람인척 하는게 배우야. 그러니까 나는 무슨 작품을 갖다 줘도 거기에 다 스며들어야 돼.]
새로운 작품 '오케이마담2'에서는 더욱 '지질한' 남편으로 돌아왔습니다.
[배우 박성웅 : 힘들잖아요. 요즘 사회가. 세상이 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고. 그냥 어려운 영화보다는 저희는 썸머, 액션, 오락, 가족영화거든요. 그게 다 들어가 있더라고요. 세 군데로 뻥~ 뻥~뻥~, 이렇게. 원보다 재밌어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중년의 멜로 연기'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미 스크린에서 자리 잡은 중견 배우가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배우 박성웅이 머지않아 신세계의 이중구를 넘어서는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인터뷰 내내 갖게 됩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영상기자 : 최윤석 이동규
YTN 박순표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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