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병언 씨의 사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체온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국과수 회견장에 나온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오랜 도피 생활로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저체온사 시신에서 흔히 발견되는 '이상 탈의' 현상을 보였다는 겁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유병언 씨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
초여름이라 날씨가 습하고 비가 자주 내릴 수 있는 계절입니다.
유 씨는 발견 당시 양말을 벗고 있었고 상의도 말려 올라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 씨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비나 이슬에 젖은 옷을 벗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체온으로 숨진 시신에서 흔히 발견되는 '이상 탈의' 현상을 보였다는 겁니다.
[인터뷰: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과 교수]
"이 현장은 저체온사에 아주 합당한 현장입니다. 저체온에 떨어져 사람이 죽어갈 때 나타나는 현상, 심지어 옷을 완전히 다 벗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 씨는 70대 고령인 데다 다리를 절고 있고, 조력자의 도움마저 끊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특히 오랜 도피생활로 인해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서중석, 국과수 원장]
"밤에 산에 가면 대개 풀에 이슬이 많이 맺혀 있습니다. (이슬이) 신발에 묻게 되고, 비가 안 오더라도 습기가 찰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좀 더 추위 느낄 수 있고..."
하지만 국과수 측은 저체온사는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섣부른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또, 정확한 사망 원인은 현장 상황과 도주 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사기관이 내릴 몫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