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동요 설화, 기억 하십니까?
어린아이들을 시켜 노래로 소문을 퍼트린 뒤, 흠모하던 공주와 결혼에 성공했다는 얘긴데요.
이 설화와 같은 수법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관계자가 재판에 넘겨져 결국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국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4월, 서동요 설화를 연상시키는 '현대판 서동요'가 선거판에 등장했습니다.
대전지역 구의원 후보의 선거사무장 이 모 씨는 후보를 알릴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다 서동요와 얽힌 기발한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서동요는 서동왕자가 선화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다는 설화.
이 씨는 설화처럼 아이들을 이용해 입소문을 내기로 한 겁니다.
이 씨는 놀이터를 찾아가 초등학생 4명을 불러모았고, 5,500원을 건네며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다니라고 지시했습니다.
사람들이 후보를 잘 알게되면 돈을 더 주겠다는 이 씨의 말에 철없는 아이들은 동네를 뛰어다니며 목이 터져라 후보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 씨의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인지 해당 후보는 구의원에 당선됐지만, 이 씨는 아이들을 매수한 사실이 들통나 결국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19살 미만인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규정 등에 따른 판단이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어린 아이들에게 선거운동을 시키고, 심지어 돈을 건네기까지 하는 등 비도덕적인 행위를 일삼아 죄질이 좋지 않다고 꾸짖었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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