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직증명서 등 서류를 위조해 백억 원대 서민전세자금을 가로챈 조직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사기에 가담하기 위해 위장결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텅 빈 사무실에 책상과 전화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은행에서 대출금을 받기 위해 꾸민 이른바 유령 사무실입니다.
업체에서 일하는 것처럼 재직증명서 등을 꾸며 서민전세자금을 가로챈 조직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버젓이 유령업체 사무실까지 만들어 놓고 대출 전 업체 실사를 나온 은행 직원들을 속였습니다.
이들은 가짜 세입자와 집주인이 작성한 허위 전세계약서와 대출에 필요한 위조 서류를 은행에 제출한 뒤 전세금을 받아냈습니다.
이들은 돈이 급해 대출 광고를 보고 찾아온 노숙인 등을 가짜 임차인과 임대인으로 회유했습니다.
대출 자격을 맞추기 위해 전혀 모르는 사람과 위장 결혼까지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은행의 대출 자격 심사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인터뷰:최성환,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대출 금액의 90%를 대한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은행 같은 경우에는 설령 대출 사고가 난다 해도 전혀 손해를 보지 않고..."
이런 수법으로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이들이 받아 챙긴 전세자금 대출금은 모두 160억 원.
서민전세자금은 돈이 부족한 세입자가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를 은행에 내면 낮은 금리로 대출금을 집주인에게 바로 지급해주는 제도입니다.
대출금은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하는 만큼 이번에 혈세 144억 원은 다른 곳으로 새나간 겁니다.
[인터뷰:서영배,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보증부장]
"원래는 은행에서 실사를 나가도록 돼 있는데 이런 건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희 공사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정밀 심사하는 것으로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검찰은 주범 서 모 씨 등 123명을 구속 기소하고 158명을 불구속 기소 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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