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이나 화학 약품이 아닌 소리만으로 불을 끌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가정에서 초기 화재 진압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거세게 피어 오릅니다.
여기에 둥그런 통을 가까이 가져가자 순식간에 불길이 꺼집니다.
물이나 화학 약품이 아닌 소리만으로 불길을 잡는 '소리 바람 소화기'입니다.
소리 바람 소화기는 100Hz 이하의 저주파를 발생하는데, 이 저주파가 화염과 산소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불은 산소가 있어야만 계속 타기 때문에 산소를 없애면 자연스럽게 불이 꺼지는 겁니다.
지난 3월 미 대학생들이 소리 소화기를 발명했지만, 무게가 9kg에 달하고 거리가 가까워야만 해 상용화가 어려웠습니다.
그 단점을 우리 연구진은 소리를 모아 출력을 높여주는 특수 소리 렌즈를 개발해 개선한 겁니다.
소리 바람 소화기는 1.5kg 정도로 가벼워 이렇게 한 손으로 충분히 들 수 있습니다.
특히 1∼2m 정도 거리에서도 화재진압이 가능합니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과 교수]
"소리가 불에 닿아 분자를 흔들어 온도를 낮추고 산소 유입을 차단해 불을 끄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반 소리는 사방으로 번집니다. 이번에 개발된 것은 소리를 한군데로 모아 효율을 10배 이상 증대시켰습니다."
연구진은 소리 바람 소화기의 특성상 대형 화재보다는 가정이나 사업장의 초기 화재 진압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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