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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백과사전] 포석정, 망국의 설움에 묻힌 신라 왕실의 미

2016.03.17 오전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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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백과사전] 포석정, 망국의 설움에 묻힌 신라 왕실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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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조선 왕조 출범 후 낙향 은거하던 야은 길재 선생이 옛 고려의 도읍 송도를 찾아온 감회를 읊은 이 시조는 ‘회고가’로 불린다.

포석정에서 드는 첫 느낌은 망국의 쓸쓸함이다. 신라 경애왕이 이곳에서 연회를 하던 중 후백제의 견훤의 공격을 받고 자살한 역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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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백과사전] 포석정, 망국의 설움에 묻힌 신라 왕실의 미

하지만 포석정이 경애왕때 만든 것도 아니고, 그가 술과 연회로 나라를 말아먹은 것도 아니다.

포석정이 당대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는 자료가 발견된 것은 흥미롭다.

◆ 흥청망청 술판의 역사가 아니라고?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상호작용의 계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서술하고 있다.

어쩌면 신라 말 왕과 귀족들의 유흥장소로만 기억된 것은 학창시절 역사교과서가 던져준 기억이 지배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해보면 흥청망청 유흥을 누가 야외에서 술잔을 띄우면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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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백과사전] 포석정, 망국의 설움에 묻힌 신라 왕실의 미

삼국사기가 고려왕조의 정통성을 강조하다보니 신라의 마지막에 대한 기록이 일방적일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백제의 멸망을 두고도 '의자왕이 궁인과 함께 음황탐락하여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않았다' 라고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석정의 구불구불한 물길을 따라 술잔을 띄워 순배잔을 돌리는 놀이를 유상곡수라고 한다.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를 통해 “ 중국 진나라 왕희지가 쓴 ‘난정기’ 라는 글에 3월 삼짓날에 흐르는 물에 몸을 담궈 나쁜 기운을 씻어 내는 의식을 치르면서 유상곡수 놀이를 한 기록이 있다. 포석정에서의 유상곡수도 사악한 기운을 씻어 내는 제의적인 의식과 관련이 있을 것” 이라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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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백과사전] 포석정, 망국의 설움에 묻힌 신라 왕실의 미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보니 여러채의 사당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지금 남겨진 것은 포석정 하나. 그리고 주변에 조성된 짧은 산책로 뿐이다.

사전지식 없이 포석정에 들르면 “이게 다야?” 하는 의문이 드는 걸 어쩔수가 없다.

역사는 늘 강자의 기록이다.

포석정은 적어도 현존하는 신라 왕실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유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트레블라이프=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TRAVEL TIP = 경주역과 터미널에서 500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경주를 제대로 볼려면 봄날씨가 좋아질때쯤 스쿠터나 차를 렌트 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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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백과사전] 포석정, 망국의 설움에 묻힌 신라 왕실의 미

서울 연신내 지하철 역과 연계된 '물빛 공원'은 포석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비교해보면 꽤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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